초보 설치기사 시절 노인들 위해 '에어컨 기부' 다짐
지난 28일 에어컨 기부·설치해 후기 올라와
지난 28일 에어컨 기부·설치해 후기 올라와
형편이 어려운 가정에 에어컨을 기부하고 무상으로 설치한 에어컨 설치 기사의 사연이 전해져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29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에어컨 기부 후기'를 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28일 에어컨 설치 기사 A씨와 커뮤니티 회원 B씨가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한 가정에 에어컨을 기부하고 무상으로 설치한 뒷이야기다.
사연은 베테랑 에어컨 설치기사인 A씨가 이 일을 시작하던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가 막 일을 배우던 당시 한 노인이 사무실에 찾아왔다. 노인은 에어컨을 수리해달라고 요청했고 A씨는 얼떨결에 노인의 집에 방문했다.
노인의 집에서 에어컨을 살펴본 A씨는 에어컨이 고장 난 게 아니라 노인이 사용법을 몰라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았다.
A씨가 노인에게 사용법을 알려주자 노인은 꼬깃꼬깃한 만원짜리 몇 장을 건네며 수리비가 얼마냐고 물었다.
A씨는 돌아가신 할머니 생각에 말을 이을 수 없었다고 적었다.
사무실로 돌아가려던 그는 노인의 이웃집까지 방문해 에어컨을 고쳤다.
에어컨에서 시원한 바람이 나오자 좋아하던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표정을 잊지 못한다고 전했다.
A씨는 베테랑 설치기사가 돼서 노인들을 위해 에어컨을 무상으로 설치해주겠다고 다짐했다.
그리고 약 2년이 지난 22일 커뮤니티에 형편이 어려운 가정을 알려주면 에어컨을 기부하고 무상으로 설치해주겠다고 글을 올렸다.
이에 복지시설에서 일하던 B씨가 정왕동의 한 가정을 소개했고 A씨와 B씨는 에어컨을 설치하러 해당 가정을 방문했다.
B씨가 올린 후기에 따르면 에어컨을 기부받은 가정은 할머니와 아버지, 아이가 함께 살고 있다.
아이는 에어컨을 설치해준 다는 말에 밖에도 나가지 않고 들뜬 마음으로 A씨 일행만 기다렸다는 후문이다.
A씨 등은 아이를 위해 피자와 치킨까지 주문해 설치한 에어컨 아래에서 시원하게 먹었다.
해당 글은 다수의 추천을 받으며 화제를 모았다. 글을 보고 후원하겠다는 네티즌도 줄지어 등장했다.
후기를 전한 B씨는 "글을 읽고 몇 분의 회원들이 후원품을 주겠다며 쪽지를 보냈다"며 "(후원을 해)주신다면 제가 일하고 있는 복지시설로 받아 투명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 관심을 가져줘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에어컨 #설치기사 #기부
banaffle@fnnews.com 윤홍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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