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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 10차례나 기절했는데 '놀이'"…완도 '시끌'

뉴스1

입력 2019.04.29 15:33

수정 2019.04.29 15:57

전남 완도 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 사이에 '기절' 폭력을 행사한 모습의 동영상 한 장면/뉴스1 © News1
전남 완도 의 한 고등학교 기숙사에서 동급생 사이에 '기절' 폭력을 행사한 모습의 동영상 한 장면/뉴스1 © News1

타지 학생 7명 집단 괴롭힘…문신하고 폭력·협박
피해학생 전원 가정보호, 일부 스마트워치 지급

(완도=뉴스1) 박진규 기자 = 전남 완도의 고교 기숙사에서 '기절' 폭력이 지속적으로 가해진 사실이 알려져 완도 지역사회가 충격을 받고 있다.

마이스터 고교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학교에서 위험한 폭력행위가 발생한데다, 가해 학생들이 모두 타지 출신인 것으로 알려져 지역 학부모들이 분노하고 있다.

29일 완도경찰과 학교 등에 따르면 이 학교 A군(16) 등 7명이 지난달부터 B군(16) 등 동급생 9명에게 학교 기숙사와 교실에서 폭력을 행사해 왔다.

이 같은 사실은 지난 16일 가해 학생이 피해학생의 휴대폰으로 촬영한 '기절' 폭력 영상을 피해학생 학부모가 발견하고, 이를 외부에 알리면서 밝혀졌다.

가해 학생 7명은 인천과 목포, 나주, 해남 보성 등지에서 왔으며, 학교 특성상 전원 기숙사 생활을 하며 동급 학생들을 괴롭힌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가운데 논란이 된 기절 폭행을 행사한 학생은 4명으로, 이들은 동급생 2명을 상대로 모두 10차례 기절을 시키고 깨우는 폭행을 반복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기절 폭행 가담 학생을 포함, 4명의 학생들은 '술·담배 값으로 쓴다'는 명목하에 지속적으로 금품을 뜯어내 피해금액은 55만원에 이른 것으로 확인됐다.

이밖에 기숙사에서 수시로 마사지를 시키는 등 협박과 공갈, 강요의 다양한 범죄행위를 저지른 것으로 파악됐다.

가해학생 가운데는 문신을 한 학생도 2명이나 있어, 경찰은 이들의 성인 조직폭력 가입 여부도 조사중이다.

이들에 의한 피해학생은 9명으로 여전히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있고, 모두 등교를 하지 못한 채 가정보호 조치를 받고 있다.

경찰은 4명의 학생에게 신변 보호용 스마트워치를 지급했고, 보복 범죄를 우려해 학교 기숙사 주변의 순찰을 강화하고 있다.

경찰은 29일까지 1차 조사를 마무리하고 추가 보강수사를 한 후 다음주 중 해당 사건을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피해 학생 학부모들조차 또 다른 피해를 우려해 언론 접촉을 피하고 있다.

피해 학부모는 "아이를 10차례나 기절 시켰는데, '기절놀이'라며 단순 폭력으로 언론이 보도한다"면서 "자꾸 언론에 나오면 우리 아이가 보복 폭행을 당할까 두렵다"고 말했다.


한 완도 주민은 "이번 사건에서 주도적으로 폭력을 쓴 학생이 그동안 여러 번 사고를 친 것으로 알고 있는데, 학교가 대응을 제대로 못한 것 같다"면서 "학교가 마이스터고가 된 후 성적이 우수한 아이들도 진학하는 등 이미지가 좋았는데 이번 일로 거부감이 생겼다"고 분개했다.

해당 학교는 29일 오후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를 열고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 모두를 불러 진상을 파악하고 징계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 학교 관계자는 "관련 사실 확인 직후 바로 가해학생을 격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며 "학폭위에서 사안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규정에 의해 엄격한 징계를 내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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