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개월 일한 사람한테 급여 20만 원을 올려줘요? 초등학교밖에 안 나와 무식해서 이런 일이 생겼어요.”
종업원에게 1000원권 지폐로 700만 원의 퇴직금을 지급해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게된 충남 보령의 한 횟집 업주 A씨(68)가 억울하다고 항변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보령지청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종업원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A씨(68)를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29일 밝혔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 등에 따르면 이 횟집에서 종업원으로 일하던 B씨(65·여)는 올해 초 다른 횟집으로 이직하기 위해 횟집을 그만 뒀지만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보령지청에 진정을 냈다.
2014년 5월부터 지난 1월1일까지 4년간 일했는데 퇴직금을 300만 원밖에 받지 못했다는 것.
이에 보령지청은 A씨가 B씨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1000만 원이라고 판단, 추가로 700만 원을 지급하라고 권고했다.
A씨는 B씨에게 700만 원의 퇴직금을 1000원권 지폐로 지급한 것과 관련해선 "화가 나서 그랬다. B씨에게 미안하다"며 보령지청 조사에서 자신의 잘못을 시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A씨는 종업원 B씨에게 급여 230만 원과 퇴직금 20만 원 등 모두 250만 원을 매월 지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뉴스1이 확보한 A씨와 B씨가 맺은 표준 근로계약서에는 매월 임금 230만 원에 근로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로 하고, 계약서에 서명했다. 이후 퇴직금을 매월 20만 원씩 급여와 함께 지급하기로 구두 합의하고 매월 250만 원의 급여를 지급했다.
이처럼 매달 20만원씩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해왔다고 믿어 의심치 않은 A씨는 "B씨와 한 가족처럼 믿고 지냈기 때문에 B씨와 맺은 이 근로계약서가 내게 불이익으로 돌아올지는 미처 몰랐다"고 억울해했다.
이 근로계약서에는 근로 계약기간과 계약서 작성일, 퇴직금을 급여와 함께 지급한다 등을 적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결국 A씨는 B씨에게 퇴직금을 두 번 지급하게 된 것은 물론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 조사까지 받게 될 처지에 놓여 있다.
A씨는 “B씨는 급여 230만 원에 일하기로 하고 근무하다 4개월 후부터 퇴직금 20만 원을 포함해 모두 250만 원을 매달 지급했다”며 “4개월 일한 사람한테 누가 20만 원의 급여를 인상해주나. 내가 초등학교밖에 못 나와 무식해서 이런 일이 생겼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B씨는 보령지청 조사에서 “퇴직금이 아니라 다른 직원을 채용하지 않는 대신 자신의 급여가 20만 원 인상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보령지청 관계자는 “A씨의 애기를 듣고 안타까웠지만, 계약서에는 별도의 퇴직금 지급 등의 구체적 내용이 없고 진정인은 퇴직금이 아니라 급여가 인상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면서 “4년간 진정인의 통장에 250만 원을 입금해 이를 근거로 B씨의 퇴직금을 산정했다”고 근거를 밝혔다.
이어 그는 “B씨가 처벌을 원하고 있어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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