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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펌소식]화우, 취객에 맞고 숨진 강연희 소방경 순직 인정 이끌어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4 06:59

수정 2019.05.04 06:59

화우 법률지원단(왼쪽부터 함보현 변호사·박찬근 변호사·박상훈 대표변호사·박영립 이사장·홍유진 변호사·원동규 노무사)/사진=법무법인 화우
화우 법률지원단(왼쪽부터 함보현 변호사·박찬근 변호사·박상훈 대표변호사·박영립 이사장·홍유진 변호사·원동규 노무사)/사진=법무법인 화우
법무법인 화우와 화우공익재단이 119구급대원으로서 주취자 이송 중 폭언과 폭행을 당한 뒤 숨진 고(故) 강연희 소방경을 ‘위험직무순직’으로 인정받는 결과를 이끌어냈다.

4일 화우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공무원 재해보상연금위원회는 지난달 30일 강 소방경의 위험직무순직 유족보상금 청구 건을 승인했다. 인사혁신처의 공무원 재해보상심의회가 2월 관련 청구 건을 불인정한 원심을 뒤집은 것이다.

강 소방경은 지난해 4월 전북 익산역 앞 도로에서 만취 상태로 쓰러져 있던 A씨(48)를 구조해이송하는 과정에서 A씨로부터 입에 담기 어려운 욕설과 함께 수차례 폭행을 당했다. 강 소방경은 이후 극심한 스트레스를 호소했고 어지럼증과 구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이다가 사고 29일 만인 지난해 5월 1일 뇌동맥류 파열 등으로 사망했다.
고인의 유족은 공무원재해보상심의회를 통해 위험직무순직을 인정받고자 했으나, 심의회는 ‘공무원재해보상법’에서 정한 직접원인성을 부인하면서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이에 화우와 화우공익재단은 공익소송 법률지원단을 꾸려 유족 측 대리인으로서 무료변론을 맡았고, 재심을 준비해왔다. 화우 법률지원단은 지난달 1일 신청이유서와 입증서류를 제출한 데 이어 같은 달 29일 재심 기일에 출석해 변론했다.

화우 법률지원단은 위험직무 수행 현장에서 바로 사망하거나 몇 시간 내에 사망한 경우뿐 아니라 재해로부터 한달 정도 지난 뒤 사망하였더라도 해당 재해가 기저질환의 급격한 악화에 직접적인 원인이 됐고, 당사자의 과실 등 다른 원인이 개입되지 않았다면 ‘직접원인성’을 인정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무원재해보상법은 위험직무순직 인정 요건으로 소방공무원의 구급작업 등 위험직무 수행 중 입은 재해에 해당할 것과 함께 ‘재해가 직접적인 원인이 되어 사망’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이번 결정은 위험직무순직의 요건인 ‘직접원인성’을 보다 정확하게 해석하고 일정한 기준을 제시함으로써 인정 범위를 넓힌 첫 사례라는 평가다.

화우 법률지원단을 이끈 박상훈 대표변호사(사법연수원 16기)는 “직접원인성 요건은 당사자의 과실이나 제3의 원인이 개입된 사례를 배제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며 “고 강연희 소방경은 폭언과 폭행으로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이로 인해 기저질환이 급격히 악화돼 사망에 이르렀으므로 위험직무순직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화우공익재단의 박영립 이사장(사법연수원 13기)은 “이번 결정은 각종 재해와 구난 현장에서 활동하고 있는 소방공무원의 노고를 정확히 평가하고 보상하려는 입법취지에 부합한다”며 “이를 계기로 고 강연희 소방경의 유족을 조금이나마 위로 받는 한편 일선 소방공무원의 사기가 진작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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