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변호' 송우철 변호사 등 추가 선임 5명 중 4명이 판사 출신
상고심 첫 재판 날짜 아직 안잡혀
상고심 첫 재판 날짜 아직 안잡혀
지위를 이용해 여비서를 성폭행한 혐의로 항소심에서 법정 구속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사진)가 상고심을 앞두고 대형로펌 변호인단을 추가로 선임했다. 새 변호인단에는 판사 출신 변호사가 다수 포함됐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안 전 지사는 기존 항소심서 법률대리인을 맡던 이장주 변호사와 대륙아주 변호인단에 더해 전날 법무법인 태평양 변호인단을 추가로 선임한 것으로 확인됐다. 태평양 변호인단은 5명으로 송우철, 김성수, 고경남, 박현성, 황지영 변호사가 포함됐다.
송우철 변호사는 태평양 변호인단 대표변호사로 23년간 법관 재직하며 서울고등법원 부장판사, 서울행정법원 수석부장판사를 역임했다. 박근혜 전 대통에게 수백억원 상당 뇌물을 주거나 제공하기로 약속한 혐의(뇌물 공여 등)로 기소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1심 변호인단 대표변호사를 맡았다.
김성수 변호사 역시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로 퇴직하기까지 19년간 판사로 근무했다. 고경남, 황지영 변호사 모두 판사로 재직한 경력이 있다.
한 변호사는 "안 전 지사가 상고심 재판을 앞두고 추가 변호인단을 꾸린 것으로 보인다"며 "3심은 마지막 재판인 만큼 총력을 기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2월 안 전 지사는 2심에서 피감독자 간음, 업무상 위력에 의한 추행 등 10차례 범행 가운데 한 번의 강제추행을 제외하고 모두 유죄로 인정돼 징역 3년6개월을 선고받았다. 1심 무죄선고가 뒤집혔다. 상고심 첫 재판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지난 3월 검찰은 상고이유서를 대법원에 제출했다. 같은 달 안 전 지사도 '항소심이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 판단에 법리를 오해해 잘못된 판단을 내렸다'는 취지의 상고이유서를 냈다. 대법원은 주심대법관 및 재판부를 배당하고 상고이유 등 법리검토를 시작했다.
한편 지난 4월 대법원은 안 전 지사의 상고심 재판부를 대법원 1부(주심 권순일)에서 대법원 2부(주심 김상환)로 변경했다. 권 대법관은 안 전 지사와 연고 관계를 이유로 재배당을 요구했고, 대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권 대법관은 대법원에서 '성(性)인지 감수성'을 처음 언급했다. 지난해 4월 권 대법관은 성희롱 사건에 대해 "사건이 발생한 맥락에서 성차별 문제를 이해하도록 성인지 감수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인지 감수성은 안 전 지사 2심 판단 기준으로도 적시됐다.
junjun@fnnews.com 최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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