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수업료 요구하는 매니지먼트사…주의 필요"
(서울=뉴스1) 김도용 기자 = 2년 동안 아역배우 지망생들의 부모들을 상대로 약 5억원을 가로챈 이혼부부가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6일 자녀들을 아역배우로 출연시키기를 원하는 부모 15명을 상대로 등록비, 교습비 명목으로 5억원 상당을 가로챈 남녀 2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 피의자 A씨(48·여)는 사기혐의로 구속됐고 B씨(48·남)는 불구속 송치됐다. 피의자들은 10년 전 이혼한 전 부부 사이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에 따르면 피의자들은 2016년 10월부터 2018년 6월까지 부모들을 상대로 자신들이 운영하는 C업체와 가전속 계약을 체결하면 자녀들을 영화, 드라마, 광고에 출연시켜주겠다고 속여 돈을 가로챘다. 이들은 피해자들에게 가전속 계약 때 등록비 300만원, 교습비 2400만~3000만원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아역배우 지망생들이 급증하면서 관련 업체가 난립했다. 학원도 많이 생겼고 지망생들에 대한 정보가 업계에 돌고 있다. 피의자들은 이를 습득, 범죄에 사용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9월부터 수사에 나섰는데 피해자 찾기가 굉장히 힘들었다. 피해자들은 A씨가 구속되기 전까지 '피해를 신고할 경우 (자녀들이) 연예계에서 살아남기 힘들 것'이라고 겁박을 해서 피해사실을 호소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피의자들은 사기 혐의로 벌어들인 수입 대부분을 B씨의 사업자금으로 쓰거나 채무를 갚는데 사용한 흔적을 찾았다. 이로 미루어 정상적인 매니지먼트사를 할 의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여진다"고 밝혔다.
정부가 마련한 '대중예술인 표준전속계약서'에는 매니지먼트사는 아티스트의 연예활동에 필요한 능력의 습득 및 향상을 위한 교육에 소요되는 제반비용을 원칙적으로 부담하게 돼 있다.
경찰 관계자는 "고액의 수업료를 요구할 경우 불법영업에 해당되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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