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출판

[이 책] '오즈의 마법사'작가 프랭크 바움 동시집..아빠 거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6 16:21

수정 2019.05.06 16:21

[이 책] '오즈의 마법사'작가 프랭크 바움 동시집..아빠 거위

1900년, 미국의 작가 라이언 프랭크 바움은 베스트셀러 '오즈의 마법사'를 발표하며 현대 영문학의 서막을 알렸다. 바로 1년 전인 1899년, 바움은 당대 큰 화제를 모았던 동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출간된 해 17만5000부 이상이 판매된 '아빠 거위'다.

문학세계사는 최근 바움의 서거 100주기를 맞춰 동시집 '아빠 거위'를 출간했다. 바움은 당시 200여 년 동안 전해져온 전래동요 '엄마 거위'에 영감을 얻어 이 작품을 창작했다.
특히 시선을 모은 것은 화가 덴슬로우의 삽화들. 유머러스한 삽화들은 바움의 동시와 조화를 이루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국내 출간된 '아빠 거위'는 120년 전에 나왔던 원서를 읽기 쉽도록 원문에 없는 제목을 붙였다. 번역된 동시 바로 밑에 영어 동시도 수록해 아이가 엄마 아빠와 영어 공부하듯 읽을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도 노릴 만하다.

작가 데뷔 전 바움은 기자, 외판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며 힘겨운 삶을 살았다. 하지만 가족을 무척 사랑했던 그는 아이들에게 상상력과 교훈이 담긴 이야기를 들려줬다. 바움이 자신의 아이들에게 해주었던 이야기를 모아 책에 담았기에 '아빠 거위'에는 삶을 관통하는 진리, 교훈 등이 가득하다.

동시 '대머리 할아버지'는 의미심장한 작품이다. '할아버지는 거의 대머리야. 아기도 대머리야/<중략>/할아버지는 의자에 앉아서 하루 종일/제 의자에 앉아서 놀고 있는 아기를 구경하고 있지.' 이 작품은 죽음을 앞둔 노인과 갓난아기를 동일시하며 '인생의 의미'에 대해 독자에게 묻는다. 작가는 아이들이 깨우쳐야 할 교훈도 잊지 않는다. '화난 야옹이'가 그런 작품이다.
'아기가 야옹이의 꼬리를 당겼어요. 못된 아기!/<중략>/야옹이가 작은 앞발을 들어 올렸어요. 화난 고양이!/아기의 얼굴에 발톱을 세웠어요! 속살이 드러나도록 뺨을 긁었어요/아기가 이렇게 많이 다친 적이 없어요. 왜 그렇게 됐는지 생각 좀 해보세요!'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때로는 정도를 벗어난 행동이 혹독한 결과를 부를 수 있다는 것을 노래한다.

이렇듯 '아빠 거위'를 읽노라면 '옛날 옛적 호랑이 담배 피던 시절에~'로 시작하는, 우리네 옛날이야기가 나지막이 들려온다.
부모가 자식에게 이야기로 전하려 했던 삶의 진리 등이 시간과 문화의 벽을 넘어 한 목소리로 공감하는 순간이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