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스트트랙 대립 이후 한국당은 장외투쟁 올인
정치권 선거모드 돌입땐 정쟁 갈수록 격화될 듯
정치권 선거모드 돌입땐 정쟁 갈수록 격화될 듯
정쟁에 몰두한 여야로 인해 4월 임시국회도 결국 빈손으로 막을 내렸다.
4월 임시국회 회기 종료일인 7일에도 마지막 본회의가 문을 열지 못하면서다. 이날도 종일 여야의 책임공방만 거세게 이어진 게 전부였다. 그사이 탄력근로제 기간 연장안을 비롯해 추가경정예산안 처리 등 주요 민생현안은 표류를 거듭하는 처지가 되고 있다. 문제는 앞으로도 정국 정상화 전망이 안갯속이라는 점이다.
선거제 개혁안 및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신설 등을 담은 패스트트랙(신속처리법안) 지정 이후 경색국면으로 돌아선 정국은 각종 추가 이슈로 갈등이 심화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여야는 이번엔 북한 미사일 발사에 대한 우리 정부의 태도를 놓고 싸움이 붙었다.
여론은 이번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보인 여야의 물리적 충돌을 두고 '동물국회' '국회 무용론'까지 비난여론을 쏟아냈지만 당사자인 국회는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지 않고 있다.
앞으로 정국도 순탄치 않아 보인다. 21대 총선을 앞두고 각당은 하반기부터 본격 선거모드로 전환을 예고 중이다. 총선 전 상대방과의 차별화와 전투능력을 보여야 하는 점에서 정쟁은 갈수록 격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처럼 국회 공전사태가 이어지면서 5월 중순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앞서 국회 성적표도 낙제점 수준이었다. 국회가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다는 점에서다.
1, 2월 국회는 지난 연말부터 불거진 청와대 직원들의 기강해이 사태에 이어 김태우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 수사관의 폭로나 기획재정부 신재민 사무관의 폭로 등이 잇따르며 정국이 직격탄을 맞았다. 이어진 손혜원 의원의 목포 부동산투기 의혹 논란 등이 정국을 달구면서 정점을 찍었다. 3, 4월 국회도 개점휴업 상태로 사정은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 3월부터 시작된 청와대 2기 내각 인사청문회 시즌을 맞으면서다. 인선부터 불거진 각종 부실검증 논란이 정국의 발목을 잡은 원인이었다. 문재인정부 집권 첫해 5월부터 연말까지 7개월여를 집어삼킨 인사파동이 올해 두번째로 재연되면서 정국의 발목을 잡던 순간이었다. 사정이 이처럼 되면서 특단의 조치 없이는 사실상 올해 1년간 국회 공전은 고질병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조금 있으면 문재인정부는 2년6개월 반환점을 도는 시기가 되고, 제1 야당인 한국당도 마냥 국회 업무를 거부하기만은 할 수 없을 것"이라며 "문재인 대통령이 조만간 여야 영수회담이든 여야정협의체 복원을 위한 여야 설득작업이든 중요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지 않고선 국민이 정치를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고 했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