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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롯데별장 국유지 40년 불법사용 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8 14:35

수정 2019.05.08 14:44

롯데 측 2003년부터 15년간 변상금  납부
한국수자원공사.. 강제 복구는 어려워  
별장 관리인 "시민들에게 무료 개방하고 있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0년대에 울산 울주군 삼동면 고향땅에 지은 롯데별장이 국유지를 불법 사용해 15년 동안 변상금을 내 온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 옆 롯데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0년대에 울산 울주군 삼동면 고향땅에 지은 롯데별장이 국유지를 불법 사용해 15년 동안 변상금을 내 온 것으로 확인됐다. 8일 오전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 옆 롯데별장의 모습. /사진=연합뉴스

【울산=최수상 기자】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이 1970년대에 울산 고향땅에 지은 롯데별장이 국유지를 불법 사용해 15년 동안 변상금을 내 온 것으로 확인됐다. 롯데별장 측은 국유지 공간이 항상 울산시민들에게 개방되는 공간이라며 섣부른 해석을 경계했다.

한국수자원공사 울산권관리단은 신 회장의 고향인 울산시 울주군 삼동면 대암댐 옆에 있는 롯데별장이 환경부 소유 국유지 8필지 2만2718㎡ 규모를 2003년부터 불법으로 사용했고, 롯데 측이 매년 변상금을 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롯데별장 중 사유지는 4필지 6000㎡가량으로 국유지가 훨씬 많이 차지한다. 4필지의 사유지는 신격호 롯데그룹 명예회장의 모친인 고 박대방씨가 1971~1972년에 사들여 1980년에 등기접수했다.

이후 1999년 말 신동주, 신동빈 형제에게 소유권이 이전됐다.

수자원공사는 2008년 지적경계를 측량하면서 롯데별장 대부분이 국유지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국유재산법 위반이라고 롯데 측에 공지하고 원상복구를 요구했다. 그러나 롯데 측이 원상복구하지 않아 5년간 소급해 변상금을 부과했고, 지난해까지 매년 변상금을 매기고 있다. 변상금은 공시지가를 적용한 점용료의 1.2배 수준으로 지난해 한 해 변상금이 6025만원이다. 수자원공사는 롯데별장이 언제부터 국유지를 사용했는지는 현재 알 수 없어 일단 불법이 확인된 2008년을 기준으로 변상금을 부과했다고 설명했다.

수자원공사는 다만 지자체처럼 행정대집행 같은 권한이 없어 원상복구를 위한 행정대집행을 하지 못한다고 밝혔다. 그래서 2008년 당시 별장 내 넓은 잔디밭 등이 울산시민들에게 개방돼 야유회나 결혼식장 등으로 이용되는 점 등을 고려, 변상금만 부과하는 방법으로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대암댐과 롯데별장(원안) /사진=울산시
대암댐과 롯데별장(원안) /사진=울산시

신격호 회장은 1970년 울산공단 용수공급을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고 고향 둔기마을이 수몰되자 이곳에 롯데별장을 만들었다. 이어 1971년부터 옛 고향 사람과 함께 마을 이름을 딴 '둔기회'를 만들어 매년 5월 마을 잔치를 열고 정을 나눴지만, 2015년 45년 만에 중단됐다. 2014년에는 세월호 참사로 열지 못해 43년째인 2013년 마을 잔치가 마지막이었다. 이후에는 개별적인 대여 신청을 받아 시민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별장 관리인은 "지난해 12회가량 결혼식과 야유회 용도로 빌려주었고, 올해는 지난 4월에 3차례, 이달에는 2차례 정도가 예약돼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울산지역 여론은 "대기업 총수가 국유지를 수십년 간 무단 점유해왔고 사실을 안 후에도 저렴한 수준의 변상금만 내고 계속 국유지를 사유화했다"고 지적하고 있다.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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