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가 요즘 '관광 버블'로 몸살을 앓고 있다. 자연환경이 견딜 수준을 넘어 주민 일상까지 위협할 정도로 해외 관광객이 폭증하면서다. 지난해 전체 인구(1700만명)보다 많은 약 1800만명의 외국인이 네덜란드를 찾았다. 하지만 6일 영국 일간 가디언은 네덜란드 관광위원회가 관광객을 줄이려는 '극약처방'을 강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일부 유명 관광지 폐쇄와 관광세 부과 등 강도 높은 대책을 거론 중이라는 것이다. 반고흐미술관도 홍보 차 매년 가던 올해 미국 여행박람회에 불참하기로 했다.
지나치다는 뜻의 'Over'와 관광을 뜻하는 'Tourism'이 결합한 '오버투어리즘'이란 용어가 있다. 지나치게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어 환경을 파괴하고 주민들의 삶을 침범하는 현상을 가리킨다. 네덜란드 외에도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과잉관광'의 후유증을 겪고 있는 관광대국이 적잖다. 이로 인해 스페인 바르셀로나시는 한때 신규 호텔 허가를 중단하기까지 했다.
우리나라는 최근 서울의 북촌 한옥마을이 '오버투어리즘' 홍역을 치르고 있다. 주민들이 몰려드는 관광객들로 인해 사생활 침해와 소음공해 등 불편을 호소하고 있어서다. 그러나 이는 국지적 사례로 네덜란드에서 빚어지고 있는 현상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근년에 한국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중 70%가 서울과 제주 등 일부 지역에 국한됐다고 한다. 관광대국들이 전국 단위의 '오버투어리즘'으로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는 것과는 극명하게 대비된다. 더욱이 지난해 한국의 관광수지 적자는 전년보다 2배 늘어난 138억달러에 이르렀다. 중앙정부도, 각 지자체들도 관광인프라 확충에 전력투구할 때다.
kby777@fnnews.com 구본영 논설위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