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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n이사람] 김상구 경기 안전관리실 주무관 "제2의 서해대교 화재는 없어야죠"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9 19:25

수정 2019.05.09 19:25

교량 케이블 화재 방지 기술개발..김상구 경기 안전관리실 주무관
교량 케이블 수관으로 감싸..불 나면 수관 터지면서 화재 진압
[fn이사람] 김상구 경기 안전관리실 주무관 "제2의 서해대교 화재는 없어야죠"

제2의 서해대교 화재를 예방하기 위해 교량 케이블에 화재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기술이 국내 최초로 개발됐다.

이 기술을 개발한 주인공은 경기도 안전관리실 소속 김상구 주무관(사진)으로, 그는 지난 2015년 12월 우리 모두에게 아픔을 남긴 서해대교 화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한 기술개발에 성공, 최근 특허 등록까지 끝마쳤다.

당시 서해대교 화재는 낙뢰를 맞은 한 케이블에서 발생한 불이 옆에 있던 3개 케이블로 번졌고, 이 과정에서 한 개의 케이블이 끊겨 땅으로 떨어지면서 화재진압에 나섰던 소방관 한 명이 생명을 잃기도 했다.

서해대교 화재진압이 어려웠던 이유는 케이블 주탑 높이가 180m인 데다 강풍이 심해 고가사다리차와 소방헬기 이용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서해대교는 모두 144개의 케이블이 하중을 지탱하는 사장교로, 2개 이상 끊어지면 붕괴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화재진압이 조금만 더 늦었으면 2차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었던 것이다.

문제는 언제든 똑같은 사고가 발생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지만, 지금까지 이에 대비한 기술은 전무했다는 점이다.

이 같은 현실을 잊지 않았던 김 주무관은 서해대교와 같은 현수교나 사장교 케이블에 불이 났을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진압할 수 있는 화재방지법을 국내 최초로 개발, 특허를 받았다.

김 주무관이 개발한 기술은 '교량 케이블의 화재를 방지하는 수관장치 및 화재방지 방법'으로, 교량을 지탱하는 케이블을 물이 들어 있는 수관(水管)으로 감싸주는 것이다.

이 방법은 케이블과 수관의 발화점이 다르다는 점을 이용한 것으로, 통상 케이블은 300도가 돼야 불이 붙지만, 수관은 85도만 돼도 불이 붙는다.

수관은 생활 속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수도용 파이프로, 케이블에 열이 가해지면 발화점이 낮은 수관이 먼저 불에 타게 되고, 수관의 물이 밖으로 나와 화재를 진압하는 방식이다.


김 주무관은 "화재 조사를 위해 현장에 출동했는데 케이블에 불이 났을 경우 대비책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케이블에 수관을 설치하면 언제든지 화재를 진압할 수 있겠다 싶어 방법을 연구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김 주무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케이블 1m당 소요되는 예산은 약 2만원으로, 서해대교에 수관을 설치할 경우 평균 140m 길이 케이블 144개 총 7만7000m에 약 15억원이 필요하다.


김 주무관은 "우리나라에는 총 82개의 사장교와 현수교가 있고, 이들의 케이블 교량 길이는 10만4170m에 이른다"며 "이곳에 모두 수관을 설치하면 724억원 정도가 필요한 것으로 추산되지만, 이는 화재 발생 시 예상되는 2조2972억원 규모의 사회적 비용 대비 3.15%에 불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jjang@fnnews.com 장충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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