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로부터 지원받은 3200여만원의 보조금을 횡령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영화감독에게 법원이 벌금형을 선고했다.
서울서부지법 형사6단독 신진화 부장판사는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위반 혐의로 기소된 '차세대문화인연대'(차문연) 전 대표 최모(48) 영화감독에게 벌금 2000만원을 선고했다고 10일 밝혔다. 최씨와 같은 혐의로 기소된 차문연 전 상임대표 강모씨(40)에게도 같은 형이 내려졌다.
최씨는 차문연 대표로 활동하던 2016년 5월부터 같은해 10월까지 총 14회에 걸쳐 3284만원 가량을 국가보조금 명목으로 지원받아 운영비 등으로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최씨와 강씨는 2016년 행정안전부로부터 공익활동지원사업 국가보조금을 5000여만원 가량 지원받았다. 같은해 6월 13일께 이들은 마치 해당 공익활동 지원사업에 집행한 것처럼 강의실 임차비 지출 명목으로 150만원을 송금한 후 같은 금액을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같은 방법으로 그 해 9월 2일에는 125만원을 강의료 명목으로 송금한 다음 96만원가량을 현금으로 돌려받았다. 9월 7일엔 560만원을 송금한 뒤 390만원을 다시 계좌로 보내게 하는 등 총 3200만원 가량을 횡령했다.
이들은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도 "강사들로부터 반환받은 돈이나 장소 대여료로 지급했다가 반환받은 돈은 모두 보조금 관련 사업 인건비 등에 사용했기 때문에 범행의 고의가 크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금액이)해당 사업에 모두 투입되었는지, 개인적으로 취득한 이익이 없었는지도 분명히 밝혀지지 않았다"며 "문화사업을 국가가 보조하기 위해 국민의 세금을 투입했는데 해당 용도에 보조금이 사용되지 않았다면 관련 법률의 취지와 사회적 합의를 몰각시키는 것"이라고 판시했다.
이어 "실제 강사료를 반환한 강사들은 자신이 지급받은 강사료의 수배, 심하게는 10배 가까이 이르는 돈을 송금받은 다음 나머지를 모두 반환했다"며 "피고인들이 이 사업 계획 단계에서부터 불법적인 의도를 품지 않았더라면 발생하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최씨는 2016년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을 지내기도 한 인물로 알려졌다. 차문연은 2014년 제19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세월호 참사 당시 박근혜 정부의 대응을 비판하는 내용의 영화 '다이빙벨' 상영을 반대하는 성명서를 내기도 했다.
onsunn@fnnews.com 오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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