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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앉아 쓰는 야구 기사]'박해민-김상수'...고정된 삼성 테이블세터, 괜찮을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1 07:59

수정 2019.05.11 07:59

사진=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본 기사는 삼성 라이온즈 및 야구팬인 경제지 기자가 팬의 입장에서 쓴 야구 기사입니다.

삼성 라이온즈는 올 시즌 테이블세터를 사실상 고정해 운영 중이다. 1번으로 박해민이 나섰고 2번으로 김상수가 나섰다. 시즌 초 부진으로 여러 타순을 떠돌던 박해민이었지만 성적이 어느 정도 올라오면서 1번에 사실상 고정됐다. 김상수도 박해민이 부진한 동안 1번으로 주로 기용됐지만 박해민의 1번으로 복귀한 이후에는 2번으로 고정되는 모습이다. 올 시즌 전체로 봐도 변화가 있었다고는 하지만 삼성의 테이블세터는 1번 박해민, 2번 김상수이 주로 나섰다.

여기서 의문은 올 시즌 삼성의 테이블세터가 역할을 해주고 있냐는 점이다. 이는 3번에 배치된 구자욱의 성적을 보면 알 수 있다.


구자욱은 올 시즌 팀내 타점은 3위, 득점은 3위이다. 아직까지는 지난 시즌에 비해 성적이 올라오지 않고는 있지만 3번 타자로 재역할을 해주고는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런데 구자욱의 득점권 타석을 보면 올 시즌 총 45번이다. 다른 팀에서 구자욱과 비슷한 타석을 3번 타자로 들어선 선수들 중에서 가장 적다. SK 와이번스 최정이나 LG 트윈스 김현수, 롯데 자이언츠 전준우, 기아 타이거즈 안치홍, KT 위즈 강백호 등 대부분 팀의 3번 타자들이 득점권인 상황에서 50번 이상 타석에 들어섰다. 삼성의 태이블세터가 다른 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약하다보니 구자욱에게 타점을 올릴 기회가 적게 돌아갔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다른 측면에서는 구자욱이 사실상의 테이블세터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도 생각할 수 있다. 삼성에서 가장 많은 타점을 올리고 있는 러프와 이원석이다. 구자욱이 주자가 없을 때 주로 등장해 출루에 성공하면 러프와 이원석이 불러들이는 역할을 한 것이다.

사진=삼성 라이온즈
사진=삼성 라이온즈

이처럼 박해민, 김상수로 구성된 현재 삼성 테이블세터에 대해 좋은 점수를 주기는 힘들다. 이에 따라 삼성 테이블세터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실험해 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박해민의 경우 성향으로 본다면 1번이 아닌 2번에 좀 더 어울린다. 이른바 '강한 2번'이라는 리그의 흐름에는 맞지 않지만 전통적으로 2번 타자에 요구되는 능력을 두루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의미에서 2번 타자의 덕목은 앞선 타자가 출루했을 때 1루 방면으로 타구를 날려 주자의 진루를 돕는 동시에 빠른 발을 이용해 병살을 피하는 것이다. 때문에 당겨 치는 타격으로 1루 측으로 타구를 보낼 수 있는 발 빠른 좌타자가 2번 타순에 선호됐다. 아울러 같은 의미로 번트 능력이나 누상에 나갔을 때 도루 등 주루 능력이 2번 타자에게 요구됐다. 이 같은 능력은 박해민의 경기 모습과 부합한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김상수는 본인이 편하게 생각하는 9번 타순으로 옮겨주고 1번 타순에는 신인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다.

올 시즌 부진했던 삼성 팀 타선에 활력소 역할을 했던 박계범과 송준석, 공민규 등을 1번으로 기용하며 실험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들 외에도 2군에서 능력을 보여준 선수라면 적극적으로 써볼 필요가 있다.

이름값을 믿고 시즌을 운영하다가 시즌 후반기에 새로운 인물을 기용하는 것은 효과를 내기 어렵고 너무 늦다. 순위가 결정돼서 의욕이 떨어질 때가 아닌 시즌 초반부터 신인들에게 기회를 줘야 의욕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해민과 김상수도 자리를 유지하기 위해 의욕적으로 경기에 임할 가능성이 높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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