멀티레벨 컴퓨터 구현할 신소재 원천기술
한양대 성명모 교수와 미국 텍사스주립대 조경재 교수 연구팀이 하이브리드 반도체 초격자 구조의 신소재를 이용해 새로운 작동 원리의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를 개발했다고 한국연구재단이 15일 밝혔다.
지금까지는 반도체 집적회로의 성능 향상을 위해 단위 소자를 더 작게 만들고 면적 당 소자의 수를 증가시켰지만, 이러한 집적화는 필연적으로 전력 소모와 발열이 생겨 성능 향상에 한계가 있었다.
기존 이진법 컴퓨터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상전이 소자, 신경망 컴퓨터, 양자컴퓨터 등을 비롯해 0과 1의 두 가지 입력에서 벗어나 다중 입력을 이용하는 멀티레벨(Multi-level) 컴퓨터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멀티레벨 컴퓨터는 이진법 컴퓨터보다 소자 수가 크게 줄어 전력 소모를 절감하고 연산 효율을 증대시킬 수 있으나 난이도 높은 제조 공정, 한정된 동작 온도 등이 실용화의 걸림돌이었다.
연구팀은 초격자 구조의 반도체 소재로 일반적인 트랜지스터 구조를 유지하는 동시에 멀티레벨 전도도를 구현할 수 있는 멀티레벨 트랜지스터 소자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우선 2차원 산화아연(ZnO)층에 유기물층을 위아래로 적층한 초격자 박막을 사용해 트랜지스터를 제작한 뒤, 산화아연층이 적층된 순서대로 활성화될 때마다 전도도가 차례로 증가하는 멀티레벨 트랜지스터를 구현했다.
멀티레벨 소자는 기존 이진법 소자의 일반적인 트랜지스터와 동일 구조를 가지고 있어, 멀티레벨 소자의 어려운 제조 공정이나 대면적 및 연속 공정이 불가능한 한계를 극복할 수 있다.
성명모 교수는 “이 연구를 통해 완전히 새로운 원리로 작동하는 멀티레벨 컴퓨터를 구현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소자를 제안했다”면서, “멀티레벨 소자가 실용화된다면 초저전력 반도체 및 소재, 장비, 센서, 고성능 로직 반도체 등 반도체를 이용하는 모든 산업에서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 성과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미래소재디스커버리사업의 지원으로 수행되었고,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4월 30일자 논문으로 게재되었다.
seokjang@fnnews.com 조석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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