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포츠일반

1992년 매덕스 vs. 2019년 ‘뉴 매덕스’

성일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14 18:33

수정 2019.05.14 18:33

뉴스1
뉴스1

AP연합뉴스
AP연합뉴스

미국 언론은 류현진(32·LA 다저스·오른쪽 사진)을 '뉴 매덕스'로 부른다. 매덕스는 198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에 걸쳐 활약한 그레그 매덕스(왼쪽)를 의미한다. 그의 형 마이크 매덕스(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투수코치)와 혼동하면 곤란하다.

매덕스는 살아 있는 전설이다. 17년 연속(1988년~2006년) 15승 이상, 18번의 골드글러브 수상. 모두가 '넘사벽(넘을 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다. 그는 최초로 4년 연속 사이영상을 수상했다. 매덕스하면 떠오르는 것은 '컨트롤'이다.

원하는 곳에 공을 꽂아 넣는 그의 비상한 능력은 그를 '교수' 혹은 '마법사'로 불리게 만들었다.
그는 통산 355승을 기록했다. 1920년 대 소위 '라이브 볼(live ball)' 시대 이후 두 번째로 많은 승을 올린 투수다.

류현진은 왜 '뉴 매덕스'로 불릴까? 2019년의 류현진과 1992년의 그레그 매덕스를 비교해 본다. 공교롭게도 둘 다 메이저리그 7년 차 해다. 그레그 매덕스는 그해 첫 번째 사이 영상을 수상했다. 이후 내리 4년 연속 내셔널리그 사이 영상을 독점했다.

매덕스는 1992년 첫 20승(11패)을 달성했다. 35경기에 등판해 무려 268이닝을 소화했다. 평균자책점은 2.18. 류현진은 14일 현재 5승 1패 평균자책점 1.72를 기록 중이다. 중요한 것은 볼넷과 탈삼진 수 비교다. 매덕스하면 떠오르는 것이 '적은 볼넷'과 '많은 탈삼진'이기 때문이다.

매덕스는 3000개 이상(3371개)의 삼진을 잡아내면서 1000개 이하(999개)의 볼넷을 내준 유일한 투수다. 매덕스는 그 해 199개의 탈삼진을 기록했다. 볼넷 허용은 70개. 9이닝 당 탈삼진 수는 6.68개였다. 이번 시즌 류현진은 9.29개.

류현진의 9이닝 당 볼넷 허용 수는 0.5개다. 매덕스는 2.4개. 탈삼진과 볼넷의 비율 은 류현진(18-2.84)의 압도적 우위다. 현재 페이스라면 지금의 류현진은 매덕스보다 더 매덕스 같다. 이닝 당 출루 허용율(WHIP) 역시 류현진이 더 낮다.

매덕스는 1992년 1.01의 WHIP를 남겼다. 이는 23년 선수 생활 가운데 5번째로 낮은 수치다. 류현진의 올 WHIP는 0.73. 또 하나 주목할 부문은 몸에 맞는 볼 수다. 매덕스는 그 해 14개의 공을 타자 몸을 향해 던졌다. 14일 현재 류현진은 0개.

이 차이는 두 투수의 직구에서 비롯됐다. 류현진은 포심 패스트볼을 즐겨 던진다. 매덕스는 투심에 의존한다. 투심은 볼 끝의 움직임을 좋게 하지만 제어에 문제를 일으키기 쉽다. 칼날 같은 제구력을 갖춘 매덕스가 몸에 맞는 볼이 많은 이유다.

통산 비교는 어떨까. 류현진이 9이닝 당 탈삼진 수(8.20-6.1)에서 앞선다. 볼넷과 탈삼진 비율에서도 류현진이 3.89대 3.37로 우위다. 9이닝 당 볼넷 수는 매덕스(1.80-2.10)가 낮다. 몸에 맞는 볼까지 더하면 2.04-2.24로 조금 줄어든다.


류현진과 매덕스는 누가 형인지, 누가 동생인지 구분하기 힘들다. 어떤 점에선 류현진이 원조 매덕스보다 더 매덕스 같다.
말 그대로 '뉴 매덕스'다.

texan509@fnnews.com 성일만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