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창', '싸이코패스', '한센병'….
최근 인격을 모독하고 특정 집단을 비하하는 등 정치권의 막말이 도를 넘어 서고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정치인들의 품격 유지와 품위 훼손 방지 등을 위해 설치돼 있는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는 어떤 자정노력도 하지 않은 채 제 기능을 상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17일 더불어민주당과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여야 4당 여성의원들은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비하 용어로 쓰이는 일명 '달창' 발언을 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에 대한 징계안을 제출했다. 문 대통령 지지자들을 뜻하는 인터넷 용어인 '달창'은 지지자들을 향한 인격적 모독 발언으로 정치적 이념과 노선이 다른 쪽에서 이들을 비하할 때 활용되는 속어이다.
나 원내대표는 이미 지난 3월에도 문 대통령을 향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칭한 일과 현 정권에 대해 '먹튀', '욜로', '막장'이라고 발언한 것으로 인해 국회 윤리위에 징계안이 제출돼 있다.
전날에는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에게 '싸이코패스'라고 비난한데 이어 김현아 한국당 의원은 문 대통령을 향해 '본인의 병에 대한 고통을 못느끼는' 한센병 환자에 빗대어 국민들의 비난을 샀다. 김 의원은 한센병 환자들에 대한 인격 모독이라는 비난 여론이 들끓자 하루만인 이날 "부적절한 비유로 고통받고 계신 한센병 환우들과 가족분들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는 입장을 냈지만 비난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실제 국회 윤리특위에 올라온 징계안들은 거의 정치인들 '막말'과 관련한 내용이 다수 차지하고 있다.
지난 달에는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바른미래당을 향해 "소수 정당, 미니정당, 영향력도 없는 정당"이라고 비하하면서 징계안이 제출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이학재 한국당 의원이 구의회 의원에게 욕설로 폭언을 해 구설수에 올랐다.
국회 관계자는 "정치인들 막말은 어제 오늘일이 아닌 수십년 동안 이어져 온 일"이라며 "징계도 받고 비난도 사지만, 지지자들로부터는 큰 호응을 얻는 가장 빠른 일이며 무엇보다 최근에는 실검(실시간 검색어)에도 오르면서 유명세를 타게되니 정치인들이 이를 노이즈 마케팅 수단처럼 악용하기도 한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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