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사위 "재수사 권고 어렵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과거사위)가 20일 고 장자연씨 사망 의혹 사건의 재수사 권고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장씨가 친필로 피해 사례를 언급한 문건은 대체로 사실에 부합하지만 의혹이 집중된 가해 남성들을 이름을 목록화했다는 '장자연 리스트' 존재 여부는 진상 규명이 불가능하다고 결론지었다. 다만 수사 미진과 조선일보 외압 의혹 등은 사실로 인정했다.
과사위는 이날 오후 정부과천청사에서 최종 회의를 열고 장자연 사건 관련 심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사건은 장씨가 2009년 3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건이다. 과거사위는 지난 13일 대검찰청 검찰과거사 진상조사단(조사단)에서 13개월간의 조사 내용을 담은 250쪽 분량의 '장자연 최종보고서'를 제출받아 재수사 필요 여부를 검토해왔다.
과거사위는 이 보고서를 검토한 결과 술접대·성접대 강요 의혹을 과거에 수사했던 검찰의 불기소 처분은 부당했고, 수사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결론 내렸다.
그러나 해당 의혹에 대해서는 공소시효와 증거 부족 등의 문제로 수사권고를 하지 않았다.
특히 과거사위는 술접대 성상납 강요 의혹 중 유일하게 처벌 가능성이 남은 특수강간이나 강간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에 즉각 착수할 정도로 충분한 사실과 증거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3개월 간 80명이 넘는 참고인을 조사했는데도 혐의점 찾지 못한 점을 사실상 시인한 것이다. 이 사건은 10년 전 사건인 만큼 관련 증거인멸될 가능성이 큰 데다 조사단의 강제수사 권한도 없어 수사 차질을 빚어왔다. 게다가 핵심증인인 장씨의 동료 윤지오씨의 진술 신빙성 논란까지 불거져 진상 규명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윤씨의 자서전 출간을 도운 작가 김수민씨는 "윤씨가 제대로 본 것이 없는데도 '장자연 리스트'를 봤다고 주장한다"고 입장을 밝힌 바 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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