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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쏭달쏭 세법]⓻억울한 세금, 대처 방법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5 12:50

수정 2019.05.25 12:50

태어나서 피할 수 없는 것이 죽음과 세금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세금은 이 사회에 살아가면서 반드시 짊어져야할 의무라는 뜻이죠. 하지만 세금에 관한 법률은 어렵고 복잡합니다. 고의적 탈세가 아니더라도 이 같은 어려운 세법 때문에 자신도 모르는 사이 법을 어기는 사례도 종종 발생하고 있습니다. 파이낸셜뉴스는 이에 따라 우리나라 세무를 관장하는 국세청 도움을 받아 납세자들의 세법 궁금증을 해결하는 시리즈를 마련했습니다.
[알쏭달쏭 세법]⓻억울한 세금, 대처 방법은?

절세와 탈세는 납세대상자가 세금을 줄이기 위해 합법·합리적인 방법을 사용했느냐, 알고도 불법적으로 진행했느냐 여부에 따라 갈린다.


세법을 꼼꼼히 살피고 각종 소득공제, 세액공제, 준비금, 충당금 등 조세지원 제도를 충분히 활용해 세금을 줄였다면 정당한 범위에서 세금을 줄인 것으로 인정을 받는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고의적으로’ 수입금액을 누락하거나 허위 계약서를 작성하고 명의위장, 공문서를 위조하면 ‘탈세’에 해당된다.

또 실물거래가 없는데도 비용을 지출한 것으로 처리하는 가공경비 계상과 실제보다 비용을 부풀려 기재하는 과대계상도 역시 불법적인 세금 줄이기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금을 내는 국민 입장에선 가능한 세금을 적게 내거나 좀더 줄여서 내고 싶은 것이 솔직한 심정일 것”이라며 “그렇다고 무조건 적게 낼 수는 없는 노릇인데, 이를 위해 부정한 방법으로 세금부담을 줄이면 조세범 처벌법에 의해 처벌을 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탈세는 국가재정을 축내는 행위이며 이로 인해 구멍이 난 재원은 결국 다른 사람이 부담해야하기 때문에 세무당국은 엄격한 법의 잣대를 적용하고 있다.

조세범 처벌법은 제3조에서 ‘사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로 조세를 포탈하거나 조세의 환급·공제를 받는 자는 2년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 환급·공제 세액의 2배 이하에 상당하는 벌금에 처한다’고 규정했다.

포탈 세액이 3억원 이상이면서 당초 신고·납부했어야할 세액의 30%이상, 포탈세액이 5억원 이상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포탈세액의 3배 이하 벌금으로 처벌 수위는 높아진다.

[알쏭달쏭 세법]⓻억울한 세금, 대처 방법은?


하지만 억울한 납세대상자도 배제할 수 없다. 아파트 상가에서 슈퍼마켓을 운영하는 A씨가 대표적이다. 그는 지금까지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해왔다고 자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얼마 전 세무서 직원들이 작년에 신고한 부가가치세에 누락 자료가 있다고 확인하고 돌아간 뒤 500만원을 추가 고지할 예정이라는 ‘과세예고통지서’를 보내왔다. 팍팍한 살림에도 납세의 의무를 다했다고 생각했던 A씨는 이를 받아들이기 힘들었다. 500만원이 결코 적은 돈도 아니다.

A씨는 상황이 이렇지만 마땅히 대처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상가 다른 가게 사장들에게 물어봐도 ‘돈을 쓰더라도 세무사를 찾아가 상담해봐라’는 원론적인 대답뿐이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사업을 하다보면 세금과 관련해 부당한 처분을 받거나 필요한 처분을 받지 못해 억울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면서 “이런 때는 과세전적부심심사제도나 이의신청, 심사청구 등을 이용하면 된다”고 밝혔다.

과세전적부심제도는 세무당국이 세무조사 뒤 100만원 이상 예상고지액을 고지 처분할 경우 그 내용을 미리 납세자에게 알려주는데, 납세자가 과연 이러한 처분이 적법한지 따져봐 달라고 요청하는 제도다.

납세자는 세무조사통지서 또는 과세예고통지서를 받은 날부터 30일 이내에 통지서를 보낸 해당 세무서장, 국세청장에게 청구서를 제출하면 된다. 경우에 따라선 국세청장에게 제출해도 된다.

과세전적부심 청구서가 접수되면 국세심사위원회에서 정당한 처분이 맞는지 30일 이내에서 심사한다. 심사 결정 후 예상고지액은 줄어들거나 취소될 수도 있다. 정당한 처분이라면 받아들이지 않는다.

세금이 고지됐을 경우는 세무서장에게 ‘이의신청’이나 국세청장에게 ‘심사청구’를 제기하는 것이 가능하다. 세무당국이 아니라 아예 국무총리실 조세심판원에 ‘심판청구’하고 감사원에 ‘감사원 심사청구’도 제기할 수 있다. 이후 행정소송을 통해 끝까지 법적 판단을 받아보는 방법도 있다.

[알쏭달쏭 세법]⓻억울한 세금, 대처 방법은?


납세자 입장에선 세무당국이 자신에게 불리하게 사건을 심리한다는 의구심을 갖는 것도 당연하다. 이때는 ‘심리자료 사전열람’을 통해 국세심사위원회에 심리가 상정되기 전에 어떻게 진행되는지 살펴보면 된다. 보충의견이나 추가 증빙자료도 낼 수 있다.

그러나 이 같은 절차가 복잡하고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렵다는 것도 사실이다. 이럴 경우 각 세무서에 있는 납세자보호담당관을 이용하면 된다.

이들은 세무당국 조직에서 납세자를 위해 독립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며 무료 변호사 역할까지 맡고 있다. 상담료는 없고 비밀은 보장된다.

납세자보호담당관은 중복조사나 조사권 남용의 소지가 있을 경우 세무조사를 중지시킬 수 있다. 또 세법적용 또는 사실판단이 잘못됐다면 과세처분까지도 멈출 수 있는 과세처분 중지명령권, 직권시정 명령권까지 가지고 있다.

예를 들면 △세금구제 절차를 알지 못해 불복청구 기간이 지났거나 과세 당시 입증자료를 내지 못해 세금을 물게 된 경우 △국내에 1주택 2년 이상 소유자인데 1세대 1주택 비과세 혜택을 받지 못한 경우 △체납세액에 비해 재산 압류가 많거나 다른 재산이 있는데도 사업활동에 지장을 주는 재산을 압류한 경우 △세무조사라면서 과도한 자료를 요구하는 경우 등 다양한 사례별로 상담 가능하다.

여기에 해당하지 않더라도 각종 세금과 관련해 어려운 일은 상담할 수 있다. 신분이 드러나는 것이 꺼려진다면 그냥 전화로 해도 된다.

국세청 관계자는 “납세자의 고충청구 및 권리보호 요청이 접수되면 납세자보호담당관이 책임지고 성심껏 처리해주고 있다”면서 “국세와 관련한 애로 사항이 있으면 가까운 세무서의 납세자보호담당관과 상담해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알쏭달쏭 세법]⓻억울한 세금, 대처 방법은?

억울하게 세금을 부과 받았는데 돈이 없어 세무대리인을 선임할 수 없고 혼자 불복청구를 하긴 세법이 너무 어려운 납세자에겐 국선대리인 제도가 있다.

세무대리인 선임 없이 청구세액 3000만원 이하의 이의신청 또는 심사청구를 제기하는 개인으로 종합소득금액 5000만원 이하, 소유재산가액이 5억원 이하면 국선대리인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법인납세자, 상속세, 증여세, 종합부동산세는 제외된다.

jjw@fnnews.com 정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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