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외교/통일

美 '좋은 말'로 비핵화 압박, 묵묵부답 北 다음 행보는?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28 16:35

수정 2019.05.28 16:35

트럼프, 北도발에 '면죄부' 주고 대화 촉구
연내 북미회담하자는 北, 별다른 반응 없어
"대화 유인책 없어 北, 장고 묵묵부답 관망"
美 연합훈련 일부 이용, 北 대화 유도 가능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도발의 의미를 축소하며 비핵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향후 북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미사일 도발의 의미를 축소하며 비핵화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하고 있다. 하지만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을 원한다는 북한은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향후 북한의 행보가 주목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사일 도발을 한 북한에 사실상 '면죄부'를 주면서 북한과 대화하겠지만 '비핵화 없이 제재완화는 어림없다'는 미국의 기본입장을 재확인했다. 공이 북한으로 넘어간 만큼 향후 북한의 반응과 행보가 비핵화의 중요 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전날인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관심을 끌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중요치 않고 핵실험도 탄도·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핵무기를 가지고는 번영할 수 없다"면서 북미대화 재개에 대해서도 서두르지 않겠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의도는 지난 2월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교착상태를 깨고자 미사일 카드를 쓴 북한에게 대화 의지를 보여주면서, '일괄적 비핵화·빅딜'이라는 비핵화 원칙에 따른 북한의 태도변화를 유도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앞으로 중요한 것은 '연내 3차 북미정상회담'에 목을 매는 북한의 반응과 향후 보일 행보다. 북한은 미사일 도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이라는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외무성 명의로 비난했을 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서는 평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

28일 노동신문 등 북한매체에도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답은 없었고 대외선전매체 우리민족끼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명언해설' 코너를 통해 "누가 무엇을 도와주기를 바라면서 남을 쳐다보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는 기존 자력갱생 구호만 반복됐다.

올해 안에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려면 북한도 지난 하노이 회담에서 논의됐던 것 이상을 내놔 협상에 나서는 미국에게 비핵화 의지가 있다는 것을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는 상황이다. 대응을 내놔야 하는 상황을 바꾸기 위해 추가적 저강도 미사일 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자칫 북미관계를 강대강 양상으로 이끌 수 있는 볼턴 보좌관의 발언을 제한하고 북한에 대화를 하자고 했지만 실제 북한을 대화테이블로 부를 만한, 북한이 원하는 유인 요소가 없어 북한도 쉽사리 나서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이 제재로 북한을 죈다고 하더라도 북한은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상황 변화를 기대할 수 없다면 대화에 참여해도 얻을 수 있는 것이 없고,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대화 의지에 적극 화답하지 못하고 관망·장고(長考)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홍 실장은 "현재 상황이 유지되면 북한은 한미연합훈련 등으로 빌미를 삼아 추가적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하면서 북한의 반응을 유도하기 위해서는 미국의 태도가 바뀌었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은 한미연합훈련이 이름만 바뀌었을 뿐 정상적으로 움직인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미국이 훈련의 일부를 일시적으로 축소·중단시키는 모습을 보인다면 북한도 대화에 화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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