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조 베트남 면허증 발급.. 1명 구속, 30명 불구속
국내 거주 베트남인들에게 자국의 자동차 운전면허증을 위조해주고 국내 운전면허증을 발급할 수 있도록 도운 베트남인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지방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9일 위조한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알선한 베트남인 5명과 이들에게서 위조 면허증을 구매하고 국내 면허증으로 교체 발급받은 26명을 검거해 1명을 구속하고 30명을 불구속했다고 밝혔다.
위조 알선책 A(28·남) 등 31명은 2014년 9월부터 위조 베트남 운전면허증을 발급한(위계공무집행 방해, 사문서위조, 위조사문서 등 행사)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국내 면허증이 필요한 베트남인들이 시간을 내기 어렵다거나 번번히 시험에서 떨어지는 실정을 노렸다.
경찰에 따르면 위조 알선책 A 씨 등 5명(위조알선)은 페이스북, 메신저 ‘잘로’ 등 SNS를 통해 ‘베트남 운전면허증 → 한국 운전면허증 교체’, ‘여러 번 시험을 쳤는데 불합격 한 사람’, ‘직장 때문에 시간이 없고 공부할 시간과 시험 치러 갈 시간 없는 사람’ 등의 광고로 국내 거주 베트남인을 모집했다..
일당은 광고를 보고 연락한 베트남인들에게 위조에 필요한 여권, 외국인 등록증, 증명사진 등과 함께 70~100만 원을 받고 베트남에서 위조한 외국 면허증을 택배로 전달했다.
국내 거주 베트남인 B(28·남·외국인 근로자) 씨 등 26명(위조 의뢰)은 알선책에게 돈과 관련 서류를 메신저로 보내고, 위조한 면허증을 받아 운전면허 시험장에 제출하여 한국 운전면허증으로 발급받았다.
베트남은 ‘국내면허 인정국가’ 136개국 중 하나로서 베트남 면허증이 있으면 우리나라에서 별도 취득 절차 없이 곧바로 교체 발급이 가능하다.
특히 이들 중 C(39) 씨는 위조 면허증으로 발급받은 한국 면허증으로 차량을 운전하다 운전 미숙으로 치상 사고를 일으키기도 핬다. 이 밖에 무자격 베트남인 운전자는 음주운전, 교통법규 위반으로 경찰에 적발된 사례도 파악됐다.
이들의 범행은 치밀했다. 국내 운전면허시험장에 반납한 위조 베트남 운전면허증이 탄로 날 것에 대비해 베트남행 비행기 티켓도 함께 택배로 전달했다. 베트남 면허증 제출 시 베트남행 티켓을 함께 제시하면 자국 면허증을 돌려준다. 이들은 이렇게 돌려받은 면허증을 폐기하여 증거 인멸을 노렸다.
경찰은 “부정 발급을 받은 베트남인들은 운전에 대한 상식이나 차량 조작 능력조차 현저히 떨어진다”면서 “운전 능력이 부족한 외국인이 도로에 나오면 국내 도로교통에 큰 위험요소가 된다”라고 설명했다.
경찰은 해당 제도 허점을 지적, 관련 기관에 제도개선을 요청했으며 도로교통공단은 자국 면허증 반환 시 국내 면허증도 함께 회수해 위조 면허증 증거인멸을 방지토록 개선책을 내놨다.
경찰은 현재 베트남에 있는 유통총책 등에 대해 지명 수배 및 인터폴 국제공조수사를 요청하고 국내에 이런 수법으로 발급받은 면허증이 더 있는지 추가 수사를 펼 칠 방침이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