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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해외 우량 자산 매각 석유공사, 3개월만에 중동 석유개발 3000억 출자 추진 논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4 15:19

수정 2019.06.04 18:37

한국석유공사가 미국·영국 등 해외 우량자산 지분 일부의 매각 계획을 발표한 지 불과 3개월 만에 중동지역 석유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약 3000억원을 출자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석유공사는 해외자원개발 실패로 부채비율이 2200%를 상회할 정도로 재무상태가 악화됐던 공기업이다. 석유공사는 정부 예산을 지원받기 위해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예비타당성(예타) 조사까지 의뢰했다.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우량 자산을 처분하면서 한편으로 정부 지원을 통해 사업비를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공사는 국내 에너지기업인 GS에너지와 함께 오는 2053년까지 '한국의 해외 원유비축 기지' 역할을 수행할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석유개발 사업을 추진 중이다.


4일 KDI와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KDI는 최근 한국석유공사와 GS에너지가 참여하는 'UAE 아부다비 ADNOC 온쇼어 육상생산광구사업'에 대한 예타 조사에 착수했다.

이 사업은 전체 매장량 약 257억배럴(2015∼2054년 기준)로 하루 평균 약 168만배럴(2018년 기준)의 원유를 개발한다. UAE 국영석유회사 ADNOC의 육상유전부문 자회사인 ADNOC 온쇼어사가 사업주체다.

GS에너지는 지난 2015년 5월 자회사인 Korea GS E&P를 통해 ADNOC 온쇼어 지분 3%를 취득했다. 이후 석유공사가 '지분매수청구권' 행사를 통해 Korea GS E&P 지분의 30%를 매입하면서 GS에너지와 공동으로 참여를 추진 중이다. 공사는 ADNOC 온쇼어 사업지분의 0.9%를 확보한 것이다. 이로써 매장량 약 2억3000만배럴, 일 생산량 약 1만5000배럴(2018년 기준)의 소유권을 갖게 됐다. 유사시 국내 도입 가능한 안정적 원유공급처 역할을 할 것으로 공사는 기대했다.

공사가 확보한 지분 몫 0.9%를 기준으로 내년 1월 1일부터 사업에 참여할 경우 광권 참여비 2208억원을 비롯해 총 2964억원을 확보해야 한다. 석유공사는 이 예산을 정부 출자를 통해 지원받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서는 KDI가 시행하는 예타 관문부터 넘어야 한다.

이 사업은 '공공기관의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총사업비 1000억원 이상, 국고 지원액과 공공기관 부담액을 더한 금액이 500억원 이상인 신규 투자사업 및 자본출자 사업에 해당돼 예타 대상이다.

예타 제도는 정부 재정이 대규모로 투입되는 사업의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사전에 면밀하게 검증·평가한다.

하지만 공사가 지난 3월 미국의 셰일가스 광구인 이글포드와 영국 에너지기업 다나페트롤리엄 등 '해외 효자사업'으로 분류되는 지분 상당량을 올해 중 매각 계획을 발표한 상황에서 3000억원 출자 추진에 대한 우려도 제기된다.

여기에 이명박정부 시절 무리한 해외자원개발 사업으로 지난해 부채비율이 2287%로 급증한 점도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공사의 지난해 결산 결과 영업이익은 1년 전보다 3675억원 증가한 5434억원에 달하고 부채원금도 6742억원을 상환했다. 하지만 부실 해외자원개발 사업의 영향으로 1조159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입었다.

KDI는 이르면 올 연말 예타 조사를 발표할 계획이다.
조사에서 경제성이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 예산 지원도 한층 탄력을 받게된다.

공사 내부 최종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는 지난 2017년 3월 Korea GS E&P 지분매수청구권 참여를 의결할 때 예타 조사를 조건부로 한 적이 있다.


한국석유공사 관계자는 "해외 자원 개발은 정부 역할도 있는 만큼 정부 예산 지원을 받기 위해 KDI에 예타 조사를 의뢰했다"며 "예타 조사를 의뢰한 만큼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ssuccu@fnnews.com 김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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