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유통

소주 출고가 65원 올렸는데 식당서 받는 금액이 무려..

뉴스1

입력 2019.06.05 07:00

수정 2019.06.05 09:56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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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이슬 소주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참이슬 소주 /뉴스1 © News1 성동훈 기자


삼겹살에 소주한잔, 2만원 시대…'서민의 술' 이래도 되나

(서울=뉴스1) 신건웅 기자 = 요즘 애주가들이 소주 회사에 단단히 화가 났습니다. '서민의 술'이란 애칭까지 거두어들일 기세입니다.

최근 소주 출고가가 인상되면서 대부분 식당들도 소주 가격을 1병에 5000원으로 인상했기 때문인데요. 일부 식당에서는 7000~8000원을 받는 곳까지 생겨나고 있습니다.

직장인들은 물론 대한민국 성인들이 스트레스를 푸는 가장 일반적인 방법 가운데 하나가 '삼겹살에 소주 한잔'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생활 패턴도 쉽지 않아 보입니다.


삼겹살 1인분(200g 기준)의 가격은 1만5000원을 넘는 경우가 많습니다. 여기에 5000원 하는 소주 1병을 시키면 2만원이 훌쩍 넘습니다. 여기에 된장찌개와 밥까지 시키면 2명이 먹어도 신사임당(5만원권)을 영접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당장 소주를 만드는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가 애주가들의 공격을 받는 이유입니다. 술자리에선 "물에 알코올 타서 파는데 뭐 이리 비싸냐"고 따지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함께 술자리를 가진 한 지인은 "소주의 알코올 도수는 낮아지는 데 가격만 오른다"며 "한 병씩 시킬 때마다 은근 신경 쓰인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센터도 소줏값 인상에 대해 제동을 걸었습니다. "영업이익·원재료 비중 등 어떤 근거로도 가격 인상을 단행할만한 근거를 찾기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이에 대해 하이트진로와 롯데주류는 억울한 눈치입니다. 출고가는 찔끔 올렸는데, 술집 사장님들이 가격을 대폭 올리면서 욕받이 신세가 됐다는 불만도 있습니다.

실제 소주 1위 브랜드 '참이슬'은 출고가를 병당 1015.7원에서 1081.2원으로 65.5원 올렸습니다. '처음처럼'은 1006.5원에서 1079.1원으로, 73원(360㎖) 상향 조정했고요. 소줏값이 1000원이 올랐지만 실제 주류업체가 올린 건 10%도 안되는 셈입니다.

조금 더 뒤로 가서 21년 전과 비교해도 상승 폭은 과하지 않아 보입니다. 1998년 참이슬이 첫 출시됐을 때 출고가는 510원이었습니다. 2000년 주세가 35%에서 72%로 인상되면서 640원이 됐고, 이후 8차례 가격이 추가로 조정되면서 1081.2원까지 올랐습니다. 연도별로 계산하면 매년 27.2원이 오른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그런데 식당 가격은 좀 다릅니다. 1998년 당시 서울 시내 음식점의 소줏값은 1500원에서 2000원 수준이었습니다. 지금과 비교하면 3000원에서 3500원가량 싼 가격이죠. 1998년부터 1년에 150원가량씩 오른 셈입니다.

주류업체들은 27.2원을 올렸는데 150원이나 인상됐다고 욕을 먹는 꼴입니다. 특히 소주의 출고가격이 100원 떨어져도 술집에서는 가격을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봤습니다.

이에 대해 한 음식점 주인은 "출고가가 인상됐으니 가격을 올리는 것이 당연하다"면서도 비싸다는 주장에는 "다들 그렇게 한다"고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물론 식당 가격에는 최저임금과 임대료 인상 등에 대한 부분도 분명 반영됐을 겁니다. 그럼에도 인상 폭이 과해 보이는 것은 애주가들의 기분 탓일까요.

"먹고 살기 힘든 건 알겠지만, 100원도 안 오른 술값을 10배 넘게 뻥튀기해 파는 것은 사기다.
집에서 마시는 홈술이 늘어나는 이유" 지난 주말 함께 술잔을 기울인 애주가 친구의 말입니다. 저도 이번 주말엔 집에서 한잔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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