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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주로 하나 추가하는데 9조… 경제성은 '마이너스 5200억' [김해신공항 건설 논란 확산]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9 17:38

수정 2019.06.09 17:38

부울경 검증으로 드러난 부실 선정
활주로 3.2㎞ 대형항공기엔 짧아..해외 항공사들 외면 가능성도
국토부, 돈버는 사업 아니라지만 "부울경과 다시 논의할것" 입장
활주로 하나 추가하는데 9조… 경제성은 '마이너스 5200억' [김해신공항 건설 논란 확산]

활주로 하나 추가하는데 9조… 경제성은 '마이너스 5200억' [김해신공항 건설 논란 확산]

사업 규모가 9조원을 넘는 것으로 추산된 김해신공항의 순현재자산가치(NPV)가 확장 이후에도 ―5200억원대를 넘어설 것이란 분석이 제기됐다.

사업의 가치를 나타내는 척도인 NPV가 지속적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으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사업비는 오르는 반면 경제적 가치는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이같이 활주로 하나 늘리는 김해신공항으로는 경제성 측면에서 이득 될 게 없다는 논리가 부산, 울산, 경남을 중심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김해신공항의 낮은 경제성과 효용성으로 인해 영남지역 주민들이 인천국제공항을 이용하려고 연간 7000억원 정도를 길거리에 소비하는 패턴이 지속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9조원 넘는 사업비, 경제성 논란

9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와 부산·울산·경남 동남권 관문공항 검증단에 따르면 김해신공항 입지평가를 비롯한 사업비 검증 결과 9조1903억원으로 추산됐다.

2018년에 나온 기본계획 사업비는 6조9903억원으로 2016년 이뤄진 사전타당성의 입지평가 시 사업비 4조6648억원에 비해 2조3255억원 높게 나타났다.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에 공항시설법에 저촉되는 장애물 제거비용 2조1000억원을 포함할 경우 입지선정 시 사업비가 9조원을 뛰어넘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검증단 측은 "입지평가 시 활주로 신설에 따른 문화재보호구역, 철새서식지 및 이동경로 등의 환경훼손에 대한 조사나 분석 없이 입지가 선정됐다"고 지적했다.

국토교통부가 추진한 김해신공항 기본계획 내 타당성 분석에서도 경제성 논란은 드러난다. 예타 척도인 편익 대비 비용분석(B/C)이 0.92로 기준인 1을 넘지 못하고, NPV는 -5236억원으로 분석됐다. 결과적으로 김해신공항을 지어도 경제적으로 5236억원은 손해라는 것을 국토부가 자체적으로 인정했다는 것이다.

그나마 보통의 기반시설들이 B/C가 기준치에 못 미쳐도 건설하는 경우가 많고, 김해신공항의 경우 정책적 분석 지표인 예타 종합평가(AHP)가 기준치인 0.5를 넘어섰다는 점에서 사업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경제성 논란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은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부산시 관계자는 "경제적으로 김해신공항은 지으면 손해라고 하는 말이 틀린 말은 아니다"라면서도 "정무적 판단에 따라 예타가 잘 안 나와도 건설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할 듯하다"고 말했다.

■파급효과 감소 우려

김해공항에 활주로를 하나 더 추가함으로써 얻는 이득을 놓고 갑론을박은 계속되고 있다. 국토부가 확정한 김해신공항 확장안의 신설 활주로 길이가 3.2㎞인 것과 관련, 적어도 3.8㎞가 돼야 장거리 취항이 가능한 대형 항공기의 중량제한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공항을 이용하는 항공사들 입장에서 중량제한을 많이 받는다면 수익도 낮아져 외국 항공사들은 자연스럽게 김해공항을 이용하지 않아 파급효과가 줄어들게 된다는 논리다.

검증단 관계자는 "공항 이용객도 중요하지만 이용할 수요자인 항공사의 입장도 고려돼야 한다"며 "땅이 부족해 짓기 편하다는 이유로 3.2㎞ 정도의 활주로만 짓고 항공사들엔 용량을 줄여 운항하라고 한다면 외국 항공사는 더 좋은 공항을 찾을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이는 결국 중장거리 노선 미취항으로 연결돼 영남권 주민의 인천공항 이용 빈도만 늘려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18년 기준 영남권의 인천공항 이용객은 556만명으로, 인천공항 접근을 위한 추가비용은 7183억원으로 추산됐다.

부·울·경 검증단의 이런 지적에 국토부는 추후 논의해보겠다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김해신공항 건설은 도시개발처럼 이익을 뽑아내는 사업이 아니다"라면서 "조만간 부울경 측과 다시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hjkim01@fnnews.com 김학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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