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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치 없는 삼정고, '유도 꿈나무 요람'이 어쩌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09 17:50

수정 2019.06.09 17:50

학교 측 정식채용공고 냈지만 부산시유도회 행정절차 보류
양측 알력다툼에 학생만 피해
여자 유도 유망주 김하윤 선수(20·한국체대)를 배출한 부산 북구 삼정고등학교 여자 유도부에는 현재 코치가 없다.

엄밀히 말하면 코치 역할을 하는 지도자 A씨가 있긴 하지만 그는 정식 채용된 코치가 아니다. 학교 측도 정식 채용과정에서 당당히 합격한 A씨와 계약을 하고 싶다.

그러나 부산시유도회가 행정절차를 지연시키면서 그를 코치로 선임하지 못하고 있다. 과연 삼정고와 부산시유도회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한줄 규정 때문에 코치 없는 삼정고

9일 삼정고에 따르면 지난 3월 12일 공석이 된 코치를 뽑기 위해 정식 채용공고를 냈다.
당시 2명의 지원자가 나서 서류심사와 면접을 했고 최종적으로 A씨를 선발했다.

유도부 코치는 학교 소속이 아닌 시체육회 소속으로, 삼정고에서 근무하는 파견직이다. 이 때문에 채용과정은 학교에서 진행하되 '학교→시유도회(경유)→시체육회'에서 정식 승인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 같은 내용은 관련 규정집에 명시돼 있다.

이 과정 또한 투명하게 진행했다고 학교 측은 설명했다. 당시 면접관 5명은 교장, 행정실장, 체육부장, 부산체육회소속 임원, 학부모 대표였다.

학교 측은 새 유도부 코치를 선임을 위해 시유도회에 공문을 발송했다. 하지만 시유도회에서 돌아온 대답은 '보류'였다. 경쟁에서 탈락한 B씨가 민원을 제기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 측은 당시 채점표 등을 B씨에게 공개했다. 그런데도 B씨는 4월 말 국민신문고에 또다시 민원을 제기했다.

두 기관의 알력 다툼으로 코치 선임이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피해는 고스란히 학생들과 그 학부모들이 떠안았다. 학생들은 현재 체계적인 지도를 받지 못하고 있다. 보다 못한 학부모들은 시유도회와 시체육회에 이 문제를 속히 해결해 달라는 민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양종수 담당교사는 "지도 과정에서 기술·체력적 프로그램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면서 "꾸준히 대회에는 참가하지만 코치의 빈자리가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시유도회가 의도적으로 채용을 지연시키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김태윤 해동고등학교 유도부 지도교사는 "B씨와 시유도회 관계자 중 한 명과 긴밀한 사이로 알고 있다"면서 "결국 시유도회가 자기 사람을 심기 위해서 아이들을 담보로 협박하고 있는 게 아니겠나"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유도회는 "현재 B씨가 민원을 제기한 국민신문고에서 답변을 받을 때까지 코치 선임을 보류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면서 "이를 시체육회와 삼정고에도 알렸다"고 밝혔다.


이어서 "민원인의 주장이 일부 수긍이 가는 부분이 있다"면서 "채용 결과를 신뢰하지 않는 게 아니라 그런 의혹이 있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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