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전시·공연

"당신이 기부한 돈으로 영화제를 열었습니다"

신진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0 16:40

수정 2019.06.10 19:01

문화예술委 '조건부 기부금' 안착
후원자에 사업성과 투명하게 전달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 중앙 도서관 외벽에 걸린 공공 미술 프로젝트 '글렌데일시 위안부의 날' 특별 전시.
2018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글렌데일시 중앙 도서관 외벽에 걸린 공공 미술 프로젝트 '글렌데일시 위안부의 날' 특별 전시.

"기부금을 낸 후원자들에게 세금 혜택을 주려면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든다. 정부 산하 문화예술기관이 이를 대신해주니 편리하다. 후원자들 입장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국세청이 행사 단체를 감사하는 셈이니 후원금 사용에 대해 안심할 수 있고, 단체가 하는 행사도 더 신뢰하게 된다."

오는 7월 미국 캘리포니아 글렌데일시에서 '위안부의 날' 기념 행사와 'Do the right thing' 특별전이 열린다. 지난 2013년 해외 최초로 '평화의 소녀상'이 세워진 이 도시에서 일본 정부에 맞서 소녀상 지키기 문화 행사를 해온 전혜연 컬처노마드 대표는 문화예술 후원이 사회에 끼치는 영향을 짚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ARKO)의 기부금 제도의 장점을 이같이 밝혔다.

문화예술계에 대한 후원이 늘고 있는 가운데 아르코의 기부금 제도가 '투명한 관리와 세금혜택'의 이점으로 주목받고 있다. 아르코는 1973년부터 문화예술진흥기금 기부금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2010년까지 1596억원을 모금해 예술인과 예술 단체에 지원했으며, 2010년부터 문화예술 공헌의 활성화와 예술 나눔의 확산을 위해 '기부 시장(Fundraising Market)' 토대를 조성 중이다.
조건부 기부금은 기부자가 후원하고자 하는 예술인(단체) 또는 문화예술(교육) 사업을 직접 지정해 기부하는 제도다. 부산국제영화제와 안동국제탈춤페스티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상록문화제 등이 대표적인 조건부 기부금 수혜 축제다.

개인 후원을 늘리기 위해 2011년부터 텀블벅과 '크라우드펀딩 매칭 지원 사업'도 진행 중이다. 크라우드 펀딩은 500만원 이상의 펀딩 중에서 목표 금액의 20%를(100만원 한도 내) 지원해준다. '글렌데일 위안부의 날 지원 사업'은 2016년 크라우드펀딩에 성공한 후 2018년 조건부 기부금 사업으로 전환된 사례다.

아르코 후원센터 관계자는 "아르코 기부금은 전액 문화예술 사업에 지원된다"며 "사업투명성도 높을 뿐만 아니라 수수료가 0원"이라고 설명했다. 보통 기부 단체들은 수수료가 8% 수준이다. 또 아르코는 법정기부금 단체로 법인세/소득세에서 손금(필요경비) 인정 한도가 높다. 법인기업은 소득 금액의 50% 한도 내에서 손비처리 되며, 개인은 소득 금액의 100%까지 소득 공제를 받을 수 있다. 기부금은 정부 예산처럼 엄격한 수입·지출을 통해 관리된다.
"기부자에게 사업 기획부터 성과 보고까지 모든 과정을 전달해준다"는 게 아르코 후원센터 관계자의 설명이다.

조건부 기부금은 2003년부터 꾸준히 증가세다.
2016년 블랙리스트 사태로 문화 기부가 한때 줄어들었으나 다시 회복되고 있다.

jashin@fnnews.com 신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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