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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 대표 고래축제, 마두희축제 성황.. 평가는 엇갈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1 14:52

수정 2019.06.11 14:52

고래축제 25년.. 여전히 정체성 모호
5년 전 복원된 마두희, 큰 줄다리기로 색다른 경험 제공
2019 울산마두희 축제 큰 줄다리기가 지난 7일~9일 울산시 중구 중앙동 시계탑사거리 일원에서 열렸다. /사진=울산 중구
2019 울산마두희 축제 큰 줄다리기가 지난 7일~9일 울산시 중구 중앙동 시계탑사거리 일원에서 열렸다. /사진=울산 중구

【울산=최수상 기자】 울산을 대표하는 고래축제가 오랜 세월에도 불구하고 정체성 확립에 혼란을 겪고 있는 반면 큰 줄다리기인 ‘마두희 축제’는 지역전통문화를 복원하며 단기간에 울산의 정체성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지난 7일~9일 3일간 울산 남구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에서는 제25회 울산고래축제가 열려 주최측 추산 35만 명이 방문했다. 대규모 방문에도 불구하고 축제의 정체성을 찾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는 평가다.

초등학교 교사인 김모씨(35)는 “아이들을 데려와 고래박물관과 고래문화마을을 둘러보는 것 외에는 딱히 특별함이 묻어나는 이벤트를 찾아 볼 수 없었다”며 “공연, 어린이놀이터, 맥주 판매, 포장마차 등 어느 축제에나 있는 것들에 제목만 고래를 붙여 놓은 느낌이다”고 지적했다.

시민 황모씨(55·울산 남구)는 “매년 축제를 찾지만 동별 장기자랑과 자생단체나 봉사단체, 후원업체들이 음식판매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거나 주민들끼리 화합을 나누는 일이 전부”라고 말했다.


올해 축제에서는 그나마 고래와 바다환경을 보호하는 캠페인 부스가 설치돼 시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반면 반구대암각화를 연계한 프로그램이 새롭게 선보였지만 이렇다 할 호평은 이끌어 내지 못했다. 젊은층이 많이 찾았다는 평가도 있지만 축제의 특색으로는 연결되지 못했다.


지역 문화계 한 관계자는 “고래축제는 25년이라는 오랜 세월 속에 고래고기 판매, 고래사냥 재현, 술 고래, 거리퍼레이드 등 주제와 메인이벤트가 변천을 거듭했다”며 “이는 여전히 정체성을 확립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증한다”고 말했다.

울산 대표 고래축제, 마두희축제 성황.. 평가는 엇갈려

같은 기간 울산 중구가 주최한 큰 줄다리기 마두희 축제는 주최측 추산 26만 명이 다녀갔다. 도심 한복판에서 열리다보니 방문객 숫자에 허수가 많다는 지적이 있지만 유료 프로그램인 큰 줄다리기에 시민과 관광객 3000명이 참가한 것 만으로도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특히 올해는 전체 예산 8억9100만원 중 약 3억9000만 원이 삭감돼 규모가 축소됐지만 대신 알차게 운영됐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메인이벤트인 큰 줄다리기 ‘마두희’는 320년의 전통이 깃들여진 울산만의 전통문화를 복구했다는 의미를 더하고 있다.

마두희(馬頭戱)는 단옷날을 맞아 병영과 울산부의 사람들이 동군과 서군으로 나눠 3판 2승제로 승부를 겨루는 전통 줄다리기다. 320년 동안 이어져왔으며 일제강점기 중단됐다가 2014년부터 복원된 울산지역 풍속이다.

줄다리기에 사용되는 줄은 몸줄과 벗줄로 이루어진 암수 한 쌍으로 만들어지며 최대 굵기는 5자(1.5m)에 길이는 150m에 무게는 1t이 넘는다. 예전에는 칡으로 만들었지만 현재는 축제 한 달 전부터 새끼를 꼬아 만들고 있다. 줄만들기에도 방문객들이 참여할 수 있다.

울산중구문화원 관계자는 “마두희는 오래전부터 주민들이 즐겨온 풍속으로 목적과 정체성이 뚜렷한데다 요즘 시대에 좀처럼 보기 어려운 무게 1t 이상의 큰 줄을 당기는 자체만으로 참가자들에게 색다른 경험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줄다리기에서는 연예인 야구단이 함께 한 서군과 지역민들로 구성된 동군이 대결을 펼쳐 1승씩을 주고받으며 무효 한 판을 더해 무승부로 끝났다.

지난 8일 울산시 중구 중앙동 시계탑사거리 아래에서 펼쳐진 울산마두희 줄다리기에서 참가 시민들이 상대편을 이기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사진=울산 중구
지난 8일 울산시 중구 중앙동 시계탑사거리 아래에서 펼쳐진 울산마두희 줄다리기에서 참가 시민들이 상대편을 이기기 위해 힘을 쓰고 있다. /사진=울산 중구


ulsan@fnnews.com 최수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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