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계승자' 저자 애나 파이필드, 책 및 인터뷰서 밝혀
"평범한 유학시절 보내며 권력 필요하다 느꼈을 것"
(서울=뉴스1) 강민경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학창시절을 보낸 스위스에서 개방적인 세계관을 갖기보다는 오히려 권력욕을 키웠을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12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김정은 평전 '마지막 계승자'를 저술한 애나 파이필드 워싱턴포스트(WP) 베이징지국장은 자신의 저서에서 이 같은 주장을 펼쳤다.
저서에 따르면 김정은 위원장은 '박은'이라는 가명으로 학창시절을 스위스에서 보냈다. 12세부터 16세까지 베른 국제학교를 다니며 전형적인 서양 청소년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시절을 겪었다는 설명이다.
그는 마틴 루터 킹 주니어와 넬슨 만델라 등 자유와 평등의 가치를 옹호한 서방 위인들의 삶을 배웠고, 농구를 좋아하고 서방의 유명 브랜드 의상을 입었지만 학교 생활에 완전히 적응하진 못했다고 한다.
언어 문제가 있어 자신이 알아듣지 못하는 스위스식 독일어 방언을 쓰는 급우들을 때린 일화도 있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이 기간 '보통 사람'으로 살았던 김정은 위원장이 "바깥 세상에 산다면 자신이 전혀 눈에 띄지 않을 것으로 생각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이날 자유아시아방송(RFA) 인터뷰에서 "이런 경험은 오히려 그에게 자신의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북한 정권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을 심어줬을 것"이라면서 "이런 생각은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자신의 권력 유지를 최우선 목표로 하게 만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자신의 정권 보장이 가장 중요하기에 절대 핵을 포기하려 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파이필드 지국장은 지난 2017년 말레이시아에서 암살된 김 위원장의 이복형 김정남이 미국 중앙정보국(CIA) 정보원이었다는 자신의 책 내용과 관련된 보도 내용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한 발언이 CIA의 대북 정보 활동을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지난 11일 트럼프 대통령은 이 보도에 대해 "내 정권 하에선 그런 일이 일어나도록 하지 않겠다"고 발언했었다. '그런 일'이란 CIA가 김정남을 활용해 대북 정보를 수집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파이필드 지국장은 12일 관련 출판 간담회에서 "김정남은 미 정보당국이 얻기 어려운 최고의 대북 정보자산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임기 중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한 건 CIA 배후를 확증한 것"이라면서 "이는 앞으로 대북 정보 활동의 위축 등을 야기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북한 당국자들은 트럼프 정권 내부자들의 폭로 내용이 들어간 저서 '화염과 분노' 등을 읽고, 트럼프 대통령의 트위터 내용에 대해서도 백과사전 수준의 지식을 갖고 있다면서 북한 측이 트럼프 대통령의 심중을 읽고 마음을 얻는 데 상당히 노력하고 있다고 파이필드 지국장은 분석했다.
다만 북미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면서 "김 위원장은 경제 개발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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