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수·양도․재임대 2년간 유예
【인천=한갑수 기자】인천시는 역세권 지하도상가의 양수.양도와 재임대(전대)를 금지하는 대신 2년간 유예기간을 두도록 조례를 개정한다.
인천시는 수년간 끌어온 ‘인천시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 조례 전부개정조례안’을 13일 입법예고 했다.
시는 그 동안 상인(임차인)들이 지하도상가 리모델링 과정에서 지하도상가의 임차권을 주고 개.보수 공사를 벌이는 대가로 10여년간 임차기간을 연장해줬다.
이로 인해 장기간 점유가 가능해지면서 사유화 인식고착, 권리매매, 재임대로 인한 부당 이익 발생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됐다.
시는 현 조례가 권익위와 행정안전부로부터 개정 권고, 시민사회 및 시의회로부터 시정요구, 감사원 감사지적 등에 따라 조례를 개정하게 됐다.
시는 사용.수익허가기간이 만료된 경우 1회에 한해 5년간 사용할 수 있고, 잔여기간이 5년 초과하지 않은 경우 공포일로부터 5년, 잔여기간이 5년을 초과하는 경우 그 계약기간을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양수.양도와 재임대(전대) 금지를 명문화하고 현재 재임대 중이거나 양도할 경우 2년간 유예하기로 했다.
시는 앞으로 지하도상가 점포를 공개 입찰해 누구나 적정한 임대료를 내고 장사를 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시는 최근 감사원으로부터 지하도상가 관리 운영을 부적절하게 하고 있다며 법령 개선을 요구하는 결과 보고서를 받았다.
감사원 감사 결과 지하도상가 15개 중 14개 지하도상가의 전체 점포 74%가 양수.양도와 재임대를 실시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인들은 인천시에 임대료를 납부하고 12.2배에 달하는 연임대료의 수입을 올리고 있고, 양수.양도 시 평균 4억3000여만원의 권리금까지 받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하도상가 임차인들은 이날 서울 감사원 앞에서 지하도상가 조례 개정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이들은 “감사원의 표적 감사와 인천시의 악법 조례 개정으로 영세상인과 서민이 말살 위기에 있다”며 “대통령이 인천지하상가 약 5만2000명 영세상인과 가족들을 살려달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시에 피해 보상과 함께 20년간 임대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인천시에는 동인천역과 주안역, 부평역 등 15개 역세권에 지하도점포 3579개가 운영되고 있다.
인천시 관계자는 “특정인이 장기간 점유.전대해 부당한 수익을 챙겼다”며 “지하도상가는 시민들의 재산으로 상위법을 위반한 조례를 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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