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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도적 유인책·예대율 규제 영향'...시중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움직임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8 17:40

수정 2019.06.19 00:45

유럽 선진국 중심 커버드본드 활성화 
투자 안정성·낮은 자금조달비용 등 각광 
국내은행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활성화 움직임 
각종 제도적 유인책 및 예대율 규제 영향 
커버드본드 잔액의 예수금 인정 범위 확대 목소리도 
'제도적 유인책·예대율 규제 영향'...시중銀,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움직임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유럽 선진국에서 담보부채권의 일종인 '커버드본드'가 투자 안정성과 낮은 자금조달비용 등으로 각광을 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주요 은행들을 중심으로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활성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금융당국의 제도적 유인책과 다가오는 예대율 규제 등이 은행들의 커버드본드 발행을 견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유럽 지역을 중심으로 커버드본드가 은행의 자금조달수단 및 신용도 높은 투자 대상으로 활성화되고 있다. 커버드본드는 은행 등 금융사가 주택담보대출, 국·공채 등 우량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담보부채권의 한 종류다. 대출자산을 담보로 발행되는 자산유동화증권(ABS)이나 모기지를 담보로 발행되는 주택저당증권(MBS)과 비교해 담보자산뿐 아니라 발행 금융사의 상환의무까지 부여해 안정적이며 자금조달 비용이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
투자자가 금융사 등 커버드 본드 발행자에 대해 소구권을 가지며, 발행자가 파산할 경우 담보자산에 대한 우선변제권도 갖기 때문에 '이중상환청구권부 채권'이라고도 불린다. 전체 커버드본드 중 유럽국가가 차지하는 비중은 잔액의 93%, 연간 발행액의 94%이다.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유럽의 커버드본드 발행 잔액은 2.3~2.8조유로이며, 같은 기간 연평균 약 5555억유로가 신규 발행되고 있다. 주요 국가별 커버드본드 발행잔액 규모는 덴마크(3984억유로), 독일(3662억유로), 프랑스(3122억유로), 스페인(2419억유로), 스웨덴(2192억유로) 순으로, 해당 국가들이 전체의 약 62.5%를 차지한다.

이처럼 해외 선진국에서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성화돼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에서도 주요 은행들을 중심으로 이같은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그동안 커버드본드법에 근거한 국내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 실적은 3건이며, 모두 외화발행이었다. 원화 커버드본드의 경우 주택금융공사법에 따라 주금공이 발행한 사례만 있었다. 하지만 금융당국이 올해 초 발행분담금 면제와 위험가중치 하향 조정 등 '커버드본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유인 확대방안'을 발표한 후 지난달 KB국민은행이 은행권 최초로 발행규모 3000~5000억원 수준의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했다. 국민은행에 이어 우리은행과 SC제일은행도 상반기 중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을 목표로 준비 중이며, 일부 지방은행도 발행을 위한 법률 검토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국민은행과 달리 SC·우리은행은 커버드본드 발행 경력이 없어 원장 분리 등 관련 시스템 구축과 내부통제장치 검증 등에 다소 시간이 소요될 수 있지만, 이른 시일에 (원화 커버드본드를) 발행할 것으로 관측된다"며 "다른 은행들도 당국의 장려와 예대율 규제 강화에 대비하기 위해 연내 커버드본드 발행을 적극 검토한다는 입장이며, 주금공이 기초자산감시인으로 적극적인 역할을 함으로써 기존에 선임된 회계법인 대비 수수료비용 대폭 절감과 공공기관 참여를 통한 채권 신용도 상승 등의 효과로 투자자 유인에 도움이 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특히 금융권에선 내년 예대율 규제 도입을 앞두고 은행들이 예수금 유치 경쟁을 전개하는 가운데 잔액의 최대 1%까지 예수금으로 인정되는 커버드본드의 특성이 은행들의 발행 동기를 자극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올해 초 당국은 은행권 예대율 산정시 커버드본드 잔액의 원화예수금 인정 한도를 상향 조정한다는 방침을 내놓은 바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예수금 인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은행권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은행 입장에선 커버드본드가 예수금 확보에 있어 어느 정도까지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한 발행 동기가 될 수 있는데, 현행 1% 수준은 다소 약하다"며 "예수금 범위를 폭넓게 인정해줘야 커버드본드 발행이 크게 활성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금융당국은 국내 은행의 원화 커버드본드 발행 동향을 모니터링하는 한편 필요시 추가적인 제도개선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현재와 같은 초기에 벌써부터 제도 개선과 관련해 얘기를 할 단계는 아니다"며 "우선 은행의 커버드본드 발행이 활성화돼 현행 기준을 충족하면 그 때 예수금 범위 확대를 논의 및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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