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건·사고

철새도래지 제주 ‘대섬 ’ 훼손…‘야자수 올레길’ 불법 조성 영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9 13:33

수정 2019.06.19 13:37

한양대 재단 소유 절대보전지역 2만1550㎡ 불법 개발
제주도 자치경찰단, 조경업자·자산관리단 소장 적발
제주시, 올레길 조성된 후에야 수사 의뢰 '뒷북행정' 지적
제주시 조천읍 '대섬' 일대에 불법 조성된 야자수 올레길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제주시 조천읍 '대섬' 일대에 불법 조성된 야자수 올레길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제주=좌승훈 기자] 제주특별자치도 자치경찰단(단장 고창경)은 절대보전지역으로 지정된 제주시 조천읍 ‘대섬’ 일대를 파헤쳐 '야자수 올레길'을 불법 조성한 조경업체 대표 A(66)씨와 토지 소유주인 한양학원 자산관리단 제주사무소장 B씨(61)을 붙잡아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19일 밝혔다.

철새도래지이자 희귀식물 보고인 대섬 일대는 절대보전지역으로 제주특별자치도 설치 및 국제자유도시 조성을 위한 특별법‘에 따라 개발행위가 원천적으로 금지된 곳이다.

자치경찰에 따르면, A씨는 2018년 3월부터 6월까지 한양학원 소유 대섬 부지가 절대보전지역인 것을 알고도 사설관광지로 개발해 부당이익을 챙길 목적으로 2만1550㎡를 훼손한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이 과정에서 한양학원 소유 토지를 관리하는 자산관리단 제주사무소장 B씨와 공모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자치경찰이 적발한 '대섬' 절대보전지역 중 업자 등이 훼손한 지역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제주자치경찰이 적발한 '대섬' 절대보전지역 중 업자 등이 훼손한 지역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자치경찰은 A씨의 조경업체 사무실과 자산관리단 제주사무소를 압수수색해 '대섬 개발계획안' 등 회사 내부서류를 공유한 정황과 상호 금융거래 내역, 개발행위와 관련된 통화·문자 내역 등을 증거로 확보했다.


또 A씨 등이 학원 몰래 불법개발한 후 임대를 받으려고 한 것으로 판단해 한양학원 측은 혐의가 없는 것으로 결론을 내렸다.

앞서 제주시는 지난해 11월 토지 소유주인 한양대 재단인 한양학원이 절대보전지역을 훼손한 것으로 보인다며 자치경찰에 수사 의뢰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렸다.


당시 제주시는 토지 소유주를 의뢰했고, 조사 결과 해당 재단은 불법 형질변경이후에야 관련 보고를 받아 불법 개발행위와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대섬 일대에 불법개발이 자행돼 '야자수 올레길'이 완성되는 동안 제주시나 제주도는 이렇다 할 조치를 취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 절대보전지역 관리시스템에 허점을 드러냈다.


훼손된 절대보전지역 대섬 일대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훼손된 절대보전지역 대섬 일대 [사진=제주도 자치경찰단]


. ■ 절대·상대보전지역 불법개발 총 8건 적발

한편 자치경찰은 이번 절대·상대보전지역에 대한 불법 개발, 토지형질 변경, 인공구조물 무단 설치 등에 대한 기획수사를 통해 서귀포시 성산일출봉 인근 절대보전지역에 타운하우스를 신축한다는 명목으로 인근 습지와 인접 토지 1000㎡ 가량을 훼손한 부동산 개발업체 대표 C씨(62)도 적발했다.

또 서귀포 상예동 군산오름 상대보전지역 6009㎡ 상당의 토지 형질을 무단 변경한 D씨(73)를 불구속 송치하는 등 2018년 11월부터 최근까지 기획수사를 통해 총 8건을 적발, 검찰에 송치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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