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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훈 "탑-다운, 비핵화 문제 풀 가장 적합한 방식"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9 23:49

수정 2019.06.19 23:49

이도훈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美 워싱턴서 기조연설
"제재만으로 北 변화 못 이끌어내..대화-제재 투트랙"
한미공조와 한미동맹, 우리 정부 대북정책의 기초
"하노이 담판 실패? 더 큰 도약을 위한 발판일 뿐"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뉴시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사진=뉴시스
"탑·다운 방식은 남북미 정상의 정치적 결단이 확고한 현 상황에서 비핵화 문제를 풀기 위한 가장 적합한 방식이며, 한미 북핵수석대표는 실무회담으로 이를 보완할 것입니다"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19일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애틀랜틱카운슬'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지난해와 올해 초까지 3번의 남북정상회담, 2번의 북미정상회담이 사실상 실패했지만 정상간 합의(탑·다운)에 대한 지지의사를 표시한 것이다.

이 본부장은 "북한과의 협상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고 북핵 협상에 있어 제재에 치중했던 지난 '잃어버린 10년' 동안 비핵화는 최종 목표와 오히려 멀어지게 됐다"면서 지나친 제재는 비핵화 상황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 정부는 비핵화를 통한 항구적 평화를 추구해나가는데 있어 비(非) 평화적 수단은 사용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견지하고 있다"면서 대화와 제재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지금은 북한 핵 프로그램의 중단이 아닌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을 위한 근본적 해결이 필요하다"면서 "북핵문제의 완전한 해결을 위해 북측이 요구하는 다양한 사안과 이에 필요한 논의에 대비해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본부장은 "우리 국민들에게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정착은 멀리 떨어진 목표가 아니라 생존과 직결되는 현실적 문제"라면서 "우리 정부는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 핵심적 역할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하
그는 한미동맹이 비핵화를 추진해 나가는데 가장 중요한 동력이 되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한미공조는 우리 정부 대북정책의 기초를 이루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자신과 카운터파트인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주축이 돼 열리고 있는 한미 워킹그룹(WG)회의에 대해 "WG는 이제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를 견인하는 한미 양국간 중요한 조정기구로 정착했다"고 평가했다.

이 본부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북한이 비핵화의 길로 들어선다면 지금까지 기대한 것 이상의 것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확언한 것을 상기시키며 비핵화가 이뤄지기만 한다면 이러한 구상은 본격적으로 추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지난 2월 말 열렸던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이 합의문조차 도출하지 못하고 결렬될 것과 관련해 이 본부장은 "실패라는 일각의 주장에 절대 동의할 수 없고, 이는 긴 대화 프로세스의 일부이며 더 큰 도약을 위한 중요한 발판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북한에게 있어 지금은 놓쳐서는 안 될 '황금의 기회'고 이번 주 예정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방북은 대화 프로세스 재개를 위한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최근 한반도 비핵화 상황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피력했다.

한편 이 본부장의 이번 방미와 연설은 한미 북핵수석실무대표 협의를 계기로 이뤄졌다.
이 본부장은 지난 18일 미국으로 떠났고 이날 비건 대표와 만나 한반도 최근 현안과 비핵화 문제에 대한 협의를 가졌다.

vrdw88@fnnews.com 강중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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