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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표 사라지고 경조사비'3→5만원' '신사임당' 절반은 여전히 못 돌아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19 19:14

수정 2019.06.19 19:14

수표 사라지고 경조사비'3→5만원' '신사임당' 절반은 여전히 못 돌아와
지난 2009년 6월 23일 신사임당 초상화가 그려진 5만원권이 처음 발행됐다. 여러 논란 속에 유통된 5만원권은 10년이 지난 지금, 국민들의 가장 보편적인 화폐가 됐다. 시중에 유통 중인 은행권 중 5만원권은 금액으로 80%를 넘었고 장수로 40%에 육박한다. 5만원권 발행이 늘면서 매년 600억원의 화폐제조비용이 절감되는 등 사회적 비용이 줄어드는 등의 순작용이 있었다. 다만 지하경제로의 유입 가능성에 대해서는 여전히 우려된다는 지적도 있다.

■화폐제조비용 600억 줄여

1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5만원권 발행 10년의 동향 및 평가'에 따르면 10년 전 첫 5만원권 발행 이후로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이 약 600억원 절감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한은은 "5만원권 1장이 1만원권 5장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제조, 유통, 보관 등 화폐관리 비용이 대폭 줄었다"며 "현금수요가 대폭 늘었음에도 매년 은행권 제조비용을 1000억원 이내로 안정시키는 데 크게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통물량 축소 효과로 금융기관, 유통업체 등의 현금 관리 비용이 직간접적으로 크게 줄었다"고 덧붙였다.


이는 그만큼 5만원권 사용이 늘었기 때문이다. 5만원권은 시중에 유통되는 은행권 중 금액과 장수 기준 모두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금액으로는 84.6%(98조3000억원), 장수로는 36.9%(19억7000만장)이다. 금액과 장수 기준으로 각각 2년과 8년 만에 비중이 가장 커졌다.

사용처는 소비지출과 경조금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경제주체별 현금사용행태를 조사한 결과, 국민들은 5만원권 43.9%를 소비지출에 사용하고 경조금에 24.6%를 썼다. 또한 거래용 현금의 43.5%와 예비용 현금의 79.4%를 5만원권으로 보유했다.

한은은 "국민들이 경제거래에 필요한 은행권 수량이 감소함에 따라 상거래 시 수수, 은행에서의 입출금 휴대목적의 소지 등에 편의가 증대되고 시간도 절약됐다"고 평가했다.

■지하경제 확대 우려는 여전

5만원권 발행 과정에서 가장 크게 우려됐던 것은 고액권 등장에 따른 지하경제 규모의 확대나 위조지폐 유통이 늘어날 가능성이었다.

환수율을 봤을 땐, 최근 높아지고는 있지만 5만원권과 주요 권종을 비교하면 낮다. 지난 10년간 5만원권 누적환수율은 50% 수준이다. 1만원권이나 5000원권, 1000원권의 환수율이 90~100%를 넘는 것에 비하면 여전히 낮다. 다만 최근 5만원권 환수율은 상승 중이다. 한은은 "(5만원권) 환수율은 발행 초기인 지난 2013~2015년 중 일시 하락했으나 최근 연간 환수율이 60%대 후반을 기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5만원권 발행에도 지하경제 규모는 감소했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연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하경제규모는 지난 2009년 국내총생산(GDP)의 23.1%였던 것이 지난 2015년 기준 19.8%로 떨어졌다.

위조지폐 유통 가능성의 경우 우려와 달리 크지 않았다고 분석이다.
5만원권 위조지폐 발견장수는 10년 동안(지난 2009년 7월~2019년 3월) 총 4447장으로 전체 발견 장수의 9.2%에 불과하다.

coddy@fnnews.com 예병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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