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문화일반

공지영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 집' 업그레이드, 제3판

뉴시스

입력 2019.06.21 12:05

수정 2019.06.21 12:05

(출처=뉴시스/NEWSIS)
(출처=뉴시스/NEWSIS)
【서울=뉴시스】신효령 기자 = 공지영(56) 장편소설 '즐거운 나의 집' 제3판이 나왔다. 소설 속 주요 사건을 펜화 일러스트로 수록해 새 장정으로 제작됐다.

2007년 첫 출간됐으며, 2013년 2판을 냈다. 지금까지 30만부가 넘게 팔렸다.

상처를 사랑으로 딛고 일어서는 가족의 이야기다. 만남과 이별, 행복과 불행, 자유와 인내의 사건들을 통해 진정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긴다.

소설은 성(姓)이 다른 세 자녀와 베스트셀러 소설가인 엄마가 한 집에서 살아가는 이야기를 큰딸인 열여덟 살 '위녕'의 솔직한 시선으로 담아냈다. 위녕은 부모의 이혼으로 엄마의 공백을 10년 동안 경험하며 예민한 성장기를 보낸 후 10대의 마지막을 엄마와 보내기 위해 찾아온다.
엄마의 보살핌을 받는 동생을 질투하고 원망하기도 한다. 그러나 엄마와 외할아버지 모습을 통해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배워가고, 그동안의 아픔과 화해한다.

"'아빠를 만났어요. 이 도시에 온 이후로 처음이에요. 그런데 또 아빠에게 상처를 주고 말았어요. 아빠는 아직도 엄마가 이혼한 것을 용서하지 못하고 있는 거 같아요. 나는 그게 싫었거든요.' 그는 내 말에 신중하게 귀를 기울이며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득 나를 보고 말했다."

"사랑을 한다는 것은 머물지 않는 것이다. 그것은 산 사람의 몫이니까. 산 사람은 키와 머리칼이 자라고 주름이 깊어지며 하루에 천개의 세포를 죽여 몸 밖으로 쏟아내고 쉴 새 없이 새 피를 만들어 혈관을 적신다. 집 안을 떠도는 먼지의 칠십 퍼센트는 사람에게서 떨어져 나온 죽은 세포라는 기사를 인터넷으로 본 적이 있었다. 그때부터 집 안의 먼지 하나도 예사로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것은 어제의 나의 흔적이었던 것이다. 그러니 어제의 나는 분명 오늘의 나와는 다른 것이다. 그런데 또 어제의 나도 오늘의 나인 것이다.
"

"나는 이 소설을 쓰면서 예전보다 더 아이들을 껴안아주었는데, 막상 내가 객관적으로 나라는 인간을 엄마로서 그려내자, 아마도 겁이 났던 것 같다. 내가 보기에도 나는 좋은 엄마는 아니었고, 그것이 미안해서였을 것이다.
아니, 그렇기도 했지만 실은 내가 맘속으로 되뇌는 사랑을 표현해내는 일에 너무도 게을렀다는 사실을 글을 써 내려가면서 새삼 아프게 인식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우리 가족이 남들의 기준으로 보면 뒤틀리고 부서진 것이라 해도, 설사 우리가 성이 모두 다르다 해도, 설사 우리가 어쩌면 피마저 다 다르다 해도, 나아가 우리가 피부색과 인종이 다르다 해도, 우리가 현재 서로 다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해도 사랑이 있으면 우리는 가족이니까, 그리고 가족이라는 이름에 가장 어울리는 명사는 바로 '사랑'이니까."(초판 '작가의 말' 중) 392쪽, 1만5800원, 해냄출판사
snow@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