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미국/중남미

"화웨이, 美 R&D지사 퓨처웨이 분리"…'화웨이 아닌듯'

뉴스1

입력 2019.06.25 09:25

수정 2019.06.25 09:25

로이터 "퓨처웨이, 화웨이 직원 출입금지 등 분사 움직임"
美하원 "퓨처웨이가 곧 화웨이…국가안보에 위협"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세계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미국에 본부를 둔 연구개발(R&D) 지사인 퓨처웨이를 모회사에서 분리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미국 제재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다.

로이터통신은 2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퓨처웨이가 화웨이 직원들의 사무실 출입을 금지하고 퓨처웨이 직원들의 업무를 새로운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이전하도록 했다. 또 직원들이 외부와 연락할 때 화웨이 이름과 로고를 사용하는 것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다만 소식통은 "퓨처웨이에 대한 화웨이의 소유권이 사라지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화웨이의 분사 움직임에 로이터통신은 "미 정부가 지난달 안보 위협을 이유로 화웨이를 거래제한 기업으로 등재하자, 화웨이는 자회사로 피해가 확산하지 않도록 퓨처웨이와 연결고리를 끊은 것"이라고 분석했다.

퓨처웨이가 분사하면 미국 기업이기 때문에 법적으로 제재 명단에 올릴 수 없다.

하지만 짐 뱅크스(공화·인디애나) 하원의원은 "퓨처웨이와 화웨이를 분사하려는 어떤 움직임도 (미국) 국가안보에 대한 위협을 해소하지 못할 것"이라며 "퓨처웨이는 곧 화웨이"라고 주장했다.

퓨처웨이는 실리콘밸리와 시애틀, 시카고, 댈러스에 지사를 두고 직원 수백명을 고용하고 있는 화웨이의 R&D 지사다. 지난 2001년 설립된 이후 통신·5세대(G) 이동통신망·비디오 및 카메라 기술 분야에서 2100개 넘는 특허를 출원했다.

뱅크스의 우려대로 퓨처웨이와 화웨이는 사실상 같은 사업체로 운영돼왔다. 퓨처웨이의 한 직원은 "지금까지 퓨처웨이 업무는 화웨이와 크게 구분하기 힘들었다"며 "별도의 브랜드나 웹사이트조차 없었고, 직원들도 종종 스스로를 화웨이 직원이라고 생각했다"고 전했다.

화웨이의 분사 조치는 많은 미국 대학들이 화웨이가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수 있다는 미 정부의 권고에 따라 화웨이와의 연구·협력 관계를 중단한 가운데 나왔다.

화웨이와 퓨처웨이는 미국 대학들과 폭넓은 연구·협력 관계와 보조금 프로그램을 수행해왔다.


그러다 지난해 미 하원의원 26명이 벳시 데보스 미 교육부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화웨이와 협력 관계를 맺은 대학 최소 50개가 국가안보에 중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이는 화웨이가 미 대학과의 협력 관계를 해킹이나 스파이 작전에 쓰일 수 있는 인공지능(AI), 이동통신, 로봇 분야에서 미국에 우위를 점하기 위해 연구 결과를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에서 나온 것이다.


이에 캘리포니아-버클리(UC) 계열 등 일부 대학들은 아직 제재 대상에 오르지 않은 퓨처웨이와 협력 관계를 이어가야 할지도 고심하고 있다고 통신은 전했다.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