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이주여성단체,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
정 시장 "진정성 있는 다문화정책 내놓겠다" 사과
(전북=뉴스1) 박슬용 기자 = 전국의 이주여성단체가 다문화가족을 빗대어 ‘잡종강세’라고 발언한 정헌율 익산시장에게 공식사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전국이주여성쉼터협의회 등 6개 단체는 25일 익산시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헌율 시장은 다문화가족의 자녀들을 잠재적 위험요소로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다문화 가족 자녀들이 언제든 문제가 될 수 있으니 관리해야 하는 대상으로 표현했다”며 “더욱 문제인 것은 이러한 발언이 인종주의적 편견에 입각한 심각한 차별과 혐오의 발언이라는 인식을 (정헌율 시장은) 못한다는 점이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전북도에서 두 번째로 많은 결혼이민자가 생활하는 익산시에서 이번 사건은 심각한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임에도 (잡종강세 발언에 대해 정 시장은) 단순히 말 실수로 취급했다”며 “다문화 가족은 일상적으로 차별에 노출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강력한 증거이다”고 강조했다.
이들 단체는 “정헌율 시장과 같은 사람들이 지자체 수장으로 있기에 다문화가족에 대한 편견과 차별은 아직 그대로이다”며 “정 시장의 발언과 같은 인종차별과 혐오표현을 금지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입에 담기도 부끄러운 혐오 발언이 문제임을 인정한다면 정헌율 익산시장은 사과의 의미로 자진 사퇴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정헌율 시장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와 ‘잡종강세’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이주여성단체는 “사과를 받는 조건은 정헌율 시장과 익산시청 공무원들이 인권교육을 받는 것이다”면서 “우리는 상처를 입었다. 인권교육을 받지 않는다면 우리는 이 사과에 대해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정 시장은 “인권교육 문제는 검토를 해봐야할 것 같다”며 “진정성 있는 다문화 정책을 내놓겠다. 그것을 보고 부족하다고 생각하면 어떤 질타도 받겠다”고 말하며 고개 숙였다.
이어 “앞으로 우리 익산을 다문화 도시 1등으로 만들어 사죄를 하겠다”며 “사과를 진정성 있게 받아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 시장은 지난달 11일 ‘2019년 다문화 가족을 위한 제14회 행복나눔 운동회’ 축사에서 “생물학적, 과학적으로 얘기한다면 잡종강세라는 말도 있지 않느냐”며 “똑똑하고 예쁜 애들을 사회에서 잘못 지도하면 파리 폭동처럼 문제가 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잡종강세'란 서로 다른 종의 결합으로 탄생한 세대가 크기와 다산성 등에서 윗세대 어느 쪽보다도 우세한 것을 의미한다.
※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