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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소 공급받자" 日, 수소확보전 돌입 ...사우디 등 자원부국과 연대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6 13:52

수정 2019.06.26 13:52

日수소경제 추진 
"2020년 도쿄올리픽, 수소올림픽으로 치를 것"
자원국들에 日기술 전수, 수소차 공급 및 수소확보 목적
일본 가와사키의 한 수소충전소. JHFC사업을 통해 지어졌다. © News1
일본 가와사키의 한 수소충전소. JHFC사업을 통해 지어졌다. © News1

【도쿄=조은효 특파원】 수소경제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일본의 발걸음이 빨라졌다.

사우디아라비아·호주 등 자원부국들을 일본의 수소 공급원으로 삼고, 이들과 수소경제 연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26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사우디에 수소충전소 건설에 대한 기술을 제공해주는 대가로 사우디가 보유한 원유에서 수소를 뽑아낸다든가, 호주에선 석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공급받는다든가 하는 방식으로 자원부국과 수소경제를 연계하는 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수소는 물을 전기분해해서도 얻을 수 있지만, 막대한 에너지가 필요하다. 때문에 상당부분 기존의 석유·가스에서 뽑아내는 방식에 의존할 수 밖에 없다. 청정에너지인 '수소의 역설'인 셈이다.
수소경제로 이행할 수록 산유국들과 밀접한 관계를 맺어야 하는 이유다.

지난 17일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성 장관은 일본을 방문한 사우디의 화리하 에너지산업광물자원부 장관에게 "수소 등 새로운 분야에서 협력도 추진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자원국들도 원유 산업 의존도를 낮춘다는 목적으로 차세대 에너지원인 수소경제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사우디의 국영석유회사인 사우디 아람코는 이달 중순 일본의 기술을 제공받아 수소충전소 실증 실험에 착수했다. 일본으로선 수소충전소 기술을 제공함으로써 도요타의 연료전지자동차(FCV)의 판로 확보와 수소기술 활용 기회를 확보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다. 나아가 원유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기술도 실용화해 향후 자원부국들을 일본의 주요 수소공급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5분 충전에 500km를 넘게 주행하며 최대속도도 178Km에 달한다. 뉴스1
도요타의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 5분 충전에 500km를 넘게 주행하며 최대속도도 178Km에 달한다. 뉴스1
수소는 석탄에서도 뽑아낼 수 있다. 일본이 호주를 겨냥한 이유다. 일본은 내년부터 호주에서 갈탄에서 추출한 수소를 들여올 예정이다. 또 브루나이에선 천연가스를 수소로 바꿔 일본으로 운반한다는 계획이다. 가와사키중공업 등 수소플랜트 건설·운송에 강점을 가진 기업들을 적극 활용한다는 구상이다.

일본 경제산업성은 앞서 이달 중순 주요20개국(G20)에너지·환경 장관회의에 맞춰 미국·유럽연합(EU)등 3자간 '수소경제 연대'에 관한 공동선언문을 발표하기도 했다.
세코 히로시게 경제산업상은 "수소와 연료전지 분야에서 앞서 나가고 있는 일본, 미국, EU가 협력을 강화해 세계를 주도해 나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수소분야 경쟁국인 한·중을 따돌리기 위한 행보이자 향후 수도경제 주도권을 놓고 한·일간 경합이 보다 치열해질 것임을 가늠케하는 사건이었다.
최근 아베신조 일본 총리가 도요타가 개발한 수소전기차 '미라이 1호'에 탑승하며, 2020년 도쿄올림픽을 '수소올림픽'으로 치르겠다고 공언한 것도 수도경제 주도권을 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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