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檢, 정태수 사망 진위 확인 주력..제2의 조희팔 의혹 막는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6 16:18

수정 2019.06.26 16:18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사진=SBS 방송 화면 캡처

#. '희대의 사기꾼'으로 불리는 조희팔은 2004∼2008년까지 5년간 전국에 10여개 피라미드 업체를 차린 뒤 "의료기기 대여업으로 30∼40%의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투자자 7만여명을 속여 총 금액인 5조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았다.
검찰 수사가 진행되자 조씨는 2008년 12월 충남 태안에서 어선을 타고 중국으로 밀항했다. 경찰은 3년 뒤인 2011년 12월 조씨가 중국에서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그가 경찰 수사를 피하기 위해 사망을 꾸몄다는 등 생존설이 제기돼 씁쓸함을 남겼다. 검찰은 2015년 조씨의 2인자인 강태용씨를 체포하면서 조씨 생존 여부를 확인했으나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위장 사망 의혹, 즉 제2의 조희팔 의혹을 불식시키기 위해 검찰이 칼을 빼들었다.

회삿돈 322억원을 횡령한 혐의로 수사를 받다 2007년 해외 도주한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의 사망증명서를 확보해 진위 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외사부(부장검사 예세민)는 지난 22일 국내로 송환된 정 전 회장의 넷째 아들 한근씨(54)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정 전 회장이 지난해 12월 1일 에콰도르에서 숨졌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의 한 간부는 "수사팀은 생존설 등 불필요한 의혹이 생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정 전 회장 사망 관련 진위 파악에 매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사망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만일의 사태를 대비하기 위해 에콰도르·키르기스스탄 당국과 공조, 사망증명서 등의 진위 여부를 파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부자는 12년간 키르기스스탄 등지를 거쳐 2년 전부터 에콰도르 과야킬에 정착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근씨는 검찰 조사에서 2015년부터 건강이 나빠진 정 전 회장을 부양해왔으며, 지난해 정 전 회장이 위독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신부전증으로 사망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상태다.

이와 별도로 검찰은 정 전 회장의 측근이었던 한보그룹 전직 임원들을 불러 이들 부자의 해외 도주 정황과 국내 연락책의 사실 여부 등을 캐물을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 관계자는 '한보그룹 출신 관계자들의 소환도 고려 중"이라며 "전방위로 수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rsunjun@fnnews.com 유선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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