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청 투어'중인 오거돈 시장.. 임신·육아중 엄마들 의견 들어
"피부에 와닿는 정책 늘릴 것"
"피부에 와닿는 정책 늘릴 것"
오거돈 부산시장이 26일 오전 부산 좌동 해운대구보건소에서 열린 '경청 투어'에서 임신·육아 중인 엄마들을 만났다. 이날 마이크를 잡은 오 시장은 "이제 아이는 엄마, 아빠만 키우는 게 아닙니다. 시와 나라가 다 같이 키우는 것"이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이어 "시 정책을 열심히 따라가다 보면 거의 공짜로 아이를 키울 수 있는 거 아닌가. 그런데 이러한 정책이 엄마들에게 제대로 알려지지 않은 게 아쉽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격적으로 토론이 시작되자 금세 분위기는 반전됐다. 오 시장의 기대와 달리 엄마들은 쓴소리를 이어갔다.
임신 6개월 차인 한 주부는 "임신을 하고 나서 제일 불편했던 점은 대중교통이다. '핑크 라이트'(임산부 표식)를 달고 다니지만 효과가 없다. 이럴 바엔 차라리 임산부 전용칸이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이를 둔 한 맞벌이 엄마는 "이걸 말하고 싶어서 이 자리에 왔다. 아이돌봄 서비스를 받는 순간 엄마는 철저히 '을'이 된다. 육아도우미의 근무태도가 엄마의 근무태도로 이어진다. 도우미가 10분을 늦으면 엄마는 20분 늦어진다. 그런데도 엄마들이 오히려 사정해야 된다. 엄마들이 육아도우미를 평가하는 제도가 꼭 있었으면 좋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5개월 쌍둥이 딸을 둔 엄마는 "쌍둥이를 임신하면서 국민행복카드(임신출산 바우처)를 16주 만에 다 써버렸다. 출산율도 두 배로 이바지하는 만큼 바우처 지원을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의견을 냈다. 최근 넷째 아이를 가졌다는 한 엄마는 "맞벌이 부부는 소득기준을 초과하면서 의료공백이 일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수영구에 거주하는 한 주부는 "8년 만에 아이를 가졌다. 제가 아는 분은 4~5년을 준비하면서 수천만원의 빚을 진 분도 계시다. 난임부부에 대한 지원을 더 확대해줬으면 좋겠다"고 하소연했다.
엄마들의 목소리를 경청한 오 시장은 "시에서 운영하는 제도가 이것저것 많기는 한데, 그게 막상 쓰려고 하면 여러 가지 제한이 많아서 쓸 게 없다 이런 느낌"이라며 "실효성이 없는 정책들은 확 줄이고, 엄마들이 피부에 와닿도록 활용도가 높은 정책들은 대거 확충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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