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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퓨처 ICT 포럼] "혁신은 실패·실수·가장자리에서 나온다"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6.27 17:02

수정 2019.06.27 17:02

"실리콘밸리는 실패를 인정하고 실수로부터 배운다. 언제 실수해도 상관없어야 하는데 완벽하지 않으면 페널티를 주고 실수하면 점수를 깎는다."
미래학자인 제롬 글렌 유엔 밀레니엄 프로젝트 회장은 27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파이낸셜뉴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공동 개최한 '제10회 퓨처ICT 포럼' 패널 토론에서 업종 경계가 무너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한국 기업이 어떻게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지에 대해 이 같이 조언했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1998년과 2009년 탄생한 구글과 우버는 검색엔진, 차량호출 서비스에서 출발했지만 현재는 완성차 기업과 협력, 경쟁하면서 업종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 2000년대 정보기술(IT) 최강국인 한국이 미국과 중국을 빠른 속도로 추격하기 위해서는 실패에 관용하는 문화를 배워야 한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또 AI 인재 양성에서 비즈니스를 이해하고 능동적인 협업을 할 수 있도록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혁신은 실패·실수·엣지에서 나와
제롬 글렌 회장은 구글과 애플은 새로운 아이디어를 기업 한 가운데가 아닌 가장자리(엣지)에서 추진한다고 했다. 이 엣지에서 신사업을 추진하는 대신 수익에는 개입하지 않는다. 그는 "새로운 아이디어는 집어넣는 것이 아니라 밖으로 튕겨나오는 것"이라면서 "구글과 애플은 모두 이 같이 스핀오프할 수 있는 기업을 엣지에 뒀고 엣지에서 만들게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수익에는 개입하지 않았다"면서 "이들은 다른 사업에 뛰어들게 되고 가치있는 것을 알게 된다"고 부연했다. 즉, 구글과 애플을 글로벌 기업으로 만든 원동력인 혁신은 '엣지', 기업의 핵심(코어)가 아닌 가장자리에서 나온다는 의미다.

실제 단순한 직사각형 검색창에서 출발한 구글은 안드로이드 생태계를 만들었고, 현재 AI, 자율주행, 클라우드 등 다양한 미래기술을 이끌고 있다. 특히 구글 자회사 웨이모의 자율주행 기술은 글로벌 완성차 기업을 이미 앞질렀다. 구글은 유튜브, 검색광고 등을 통해 벌어들인 수익을 이 같은 미래기술에 지속적으로 투자했다.

그는 실리콘밸리의 연이은 성공의 비결로 실패의 문화를 꼽았다. 그는 "실리콘밸리는 엄청난 실패 이야기가 있고 실수에서 굉장히 많이 배운다"면서도 "다만 기업의 핵심역량에서는 실패와 실수해서는 안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기업의 핵심역량을 강화하는 측면에서는 △미래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재를 키우고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에 패널토론 좌장을 맡은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실수를 통한 학습이라는 말에 동감한다"면서 "혁신과 조직 이론에서도 주변의 신경망과 촉수를 열어놓고 정보를 흡수하는 조직을 만들어야 한다"고 부연했다.

■AI 인재 비즈니스·협업 이해도 높아야
전세계적으로 AI 인재 쟁탈전이 벌어지면서 어떤 AI 인재를 확보해야 하고 어떻게 양성해야 할 지도 화두에 올랐다. 26년째 AI 분야 세계 특허 1위를 기록하고 있는 IBM은 AI 인재의 시작은 기술이 아니라 '비즈니스'와 '협업'이라고 강조했다.

한선호 한국 IBM 데이터&AI 서비스 총괄 상무는 "한국 개발자가 글로벌 AI 개발자와 비교해 역량이 절대 뒤쳐지지 않는다"면서도 "다만 한국 기업은 AI 기능에서 분석하는 데 시간을 많이 쓰는데 비즈니스 개선을 하는데 적용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 AI 개발자도 처음부터 AI를 만든 사람이 아니라 소프트웨어, 시스템 엔지니어를 연구개발하던 사람이 AI를 배운 것"이라면서 "어릴때부터 코딩을 배우거나 학원을 가는 것이 아니라 비즈니스를 이해하느냐에서 AI는 출발한다"고 말했다.

AI 프로젝트가 머신러닝(기계학습) 등으로 반복해야 하는 업무인 만큼 AI 인재에서 협업 능력도 중요하다.
한 상무는 "AI 프로젝트는 한 번에 모든 것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반복되는 프로젝트로 가는 것이 추세"라면서 "기술적인 부분보다 팀과의 협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하나의 전문 엔지니어링을 갖고 전체의 영역을 바라보는 인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제롬 글렌 회장도 "전체 스펙트럼을 알고 하나의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기를 수 있도록 교육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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