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이균진 기자 = 말 실수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최근 보수진영 원로들과 잇따라 만나면서 당 장악력 높이기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차기 대선주자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하락하며 2위로 밀려난 황 대표가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일지 관심이 쏠린다.
2일 한국당 관계자에 따르면 황 대표는 최근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비롯해 박관용 전 국회의장,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이날 오후 황 대표를 향해 쓴소리를 해왔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와도 만날 예정이다.
이외에도 황 대표는 최근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무소속 의원, 비박(비박근혜)계 좌장인 김무성 의원과도 만났다.
취임 이후 민생행보에 주력한 황 대표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정국부터는 민생투쟁 대장정을 이어갔다. 이후 여야 교섭단체 3당의 '원포인트' 합의로 국회가 정상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외부 일정을 줄이고, 원내와 보폭을 맞추고 있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근로자 차별논란, 아들 스펙 논란 등 말실수, 엉덩이 춤 논란 등으로 구설에 오르면서 비판을 받았다.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조사에서도 이낙연 총리와 양강구도를 지속했지만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 연속 지속했던 상승세가 한풀 꺾였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6월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이낙연 국무총리가 지난달 대비 0.4%p 오른 21.2%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수개월째 선두를 고수해왔던 황 대표는 2.4%p 내린 20.0%를 기록, 2위로 뒤쳐졌다.
황 대표는 취임한지 120여일에 불과해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최근에는 잇따른 논란으로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보수진영 원로들과의 만남은 최근 위기를 타개하는 것과 동시에 이들의 영향력에 힘입어 당 장악력을 높이고, 리더십을 강화하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공개 일정보다는 비공개 일정을 통해 내실을 다지겠다는 것이다.
한국당 측은 문재인 정권의 실정에 대한 의견을 나누는 자리라며 크게 의미를 부여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황 대표가 서 의원, 김 의원과 각각 만난 것을 두고 '보수대통합'과 관련한 의견교환이 이뤄진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친박계 인사인 홍문종 의원이 탈당해 우리공화당(전 대한애국당) 공동대표로 취임하면서 불거진 보수 분열 우려를 해소하고, 당 진로와 더불어 내년 총선을 대비한 보수대통합 움직임에 나섰다는 것이다.
한편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오마이뉴스가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지난달 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5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2.0% 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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