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24년 간 비정규직이다"...학교비정규직, 광화문서 대규모 집회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03 15:00

수정 2019.07.03 15:00

3일 오후 광화문 광장서 열려 
'비정규직 철폐' '처우 개선' 등 요구  
5일까지 사흘간 전국서 9만명 파업 동참 예정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철폐, 공공임금제 쟁취를 위한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 사전대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문희 기자
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비정규직 철폐, 공공임금제 쟁취를 위한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총파업 사전대회에서 노조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김문희 기자

학교 급식조리사·돌봄전담사 등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이 3일부터 사흘간 기본급 인상과 비정규직 철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에 돌입했다.

민주노총 산하 공공운수노조 교육공무직본부와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학비노조) 등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연대회의)는 이날 오후 1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학교비정규직 총파업대회'를 열었다. '학교비정규직 총파업대회' 참가자는 약 4만명으로 주최 측은 추산했다.

이날 광화문 광장에 모인 학비노조와 전국교육공무직본부 소속 참가자들은 각각 분홍색과 연두색 조끼와 '비정규직 철폐'가 적힌 붉은 띠를 머리에 두르고 '임금교섭 승리하자'는 손팻말을 들고 투쟁을 외쳤다.

안명자 교육공무직 본부장은 대회사를 통해 "저희가 투쟁하는 이유는 임용시험을 거치지 않았으니 당연히 그 정도 임금만 받으면 된다는 사회적 인식을 바꾸고자 하는 것"이라면서 "이에 우리는 교육공무직의 법제화를 주장하고 있다.
이건 대통령이 먼저 약속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학교에서 비정규직 철폐에 이어 세상의 비정규직을 없애고 싶다. 최저임금 1만원 만들어 내자"며 각오를 다졌다.

박금자 전국학교비정규직 노동조합 위원장은 "최종 교섭이 결렬됐다"며 "그래도 불편해도 괜찮다고 피켓을 들어주는 아이들과 전국 학부모님들이 우리를 응원해주고 있다. 이 모든 지지와 격려에 이제 우리가 답할 차례"라고 말했다.

연대회의는 투쟁결의문을 통해 "대통령에 이어 차별 없는 정규직화 공정임금제를 약속했던 교육청은 무려 3개월 동안 교섭을 회필할 궁리만 했다"며 "교육부는 교섭에 참여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와 교육청은 교섭에서는 차별을 정당화하면서 파업 직전에 대화하자고 언론플레이를 하고 있다"며 "공약이행과 교섭타결 대신 빵과 우유로 파업대책을 발표한 위선과 거짓, 그리고 무책임의 결과가 오늘 총파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연대회의와 교육당국은 전날 실무교섭을 진행했으나 결렬됐다. 연대회의 측은 "사용자 측인 교육부와 시도교육청이 학교 비정규직 차별해소를 위해 어떠한 개선안도 제출하지 않는 등 불성실한 교섭태도를 보였다"며 "노조가 요구한 임금교섭요구안에 대해 사용자 측은 지난 6월27일 제출한 기본급 1.8% 인상안을 고집했다"고 전했다.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기본급 6.24% 인상과 근속수당 등 각종 수당 지급을 요구하고 있다. 또 문재인정부 임기 내 학교비정규직 임금을 공무원 최하위 직급의 80%로 인상도 촉구하고 있다.

학비노조 관계자는 투쟁발언을 통해 "정권이 바뀌면서 학교 비정규직 문제가 빨리 해결될 줄 알았지만 기대는 실망으로 바뀌었다"면서 "학교 비정규직노동자로 24년 근무하는 동안 나는 여전히 비정규직이다. 정규직·비정규직이라는 계급사회를 무너뜨리지 못해 억장이 무너지는 심정으로 삭발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 소원이 있다면 비정규집의 설움을 떨치고 싶다. 평생 비정규직의 굴레에서 벗어나 사람답게 살아보자. 함께 투쟁으로 이뤄내자"고 투쟁을 외쳤다.


이들 전국 학교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이날 오후 3시부터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대회에도 참가할 예정이다.

gloriakim@fnnews.com 김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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