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성=뉴스1) 이종행 기자 = 국내 한 대기업 광고로 유명세를 탄 전남 장성 오지의 '무인 양심가게' 외부에 방범용 폐쇄회로(CC)TV가 또다시 설치돼 논란을 빚고 있다.
9일 장성군에 따르면 장성군 북하면 단전리 신촌마을위원회는 지난해 8~10월 군 예산 400만원을 지원받아 마을 진입로와 무인양심가게 앞 전신주에 방범용 CC TV 2대를 달았다.
군은 방범용 CC TV 설치장소와 촬영각도에 대해서는 주민 5명으로 구성된 마을위원회에서 정하도록 한 뒤 관리주체도 마을위원회에 맡겼다.
논란이 일고 있는 CC TV는 무인양심가게 앞에서 직선거리로 대략 6~7m 거리에 설치된 방범용이다.
고정식인 이 CC TV(200만 화소)는 24시간 무인양심가게 전면과 출입문, 주차장을 찍는데, 화질이 매우 선명해 누가 드나드는지 한 눈에 알아차릴 수 있다.
한마디로 이 CC TV는 지난 2006년 가게 안에 달린 CC TV와 설치장소는 다르지만 마을 주민의 재산 등을 지키는 감시용 CC TV라는 점에선 목적이 같다는 얘기다.
정과 양심으로 운영되는 무인양심가게의 애초 취지가 일부 양심없는 사람들 때문에 훼손되면서 다시 빛이 바래고 있는 셈이다.
장성군 관계자는 "지난 2017년부터 올해까지 군 마을 483곳에 두 대씩 방범용 CC TV를 설치하는 사업을 진행했는데, 마을주민이 위원회를 꾸린 뒤 설치장소를 정해 마을 입구 등에 달도록 했다"며 "이 CC TV는 각종 범죄로부터 주민의 재산과 생명을 지키는 방범용"이라고 설명했다.
마을 이장 A씨는 "무인가게와는 상관없다. 무인가게를 비추는게 아니다"라며 "두 대 중 한 대는 방범용 CC TV인데, 군에서 경로당 등 도난이나 낯선사람 출입 등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단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무인양심가게는 지난 2005년 5월 초 문을 열었다. 마을 구판장이 운영난으로 문을 닫으면서 마을 이장이 주민들의 불편을 덜기 위해 사비 500만원을 털어 마련했다.
이 가게는 마을 주민들이 알아서 물건을 고른 뒤 값을 나무 금고 안에 넣고 가는 무인 양심가게라는 대기업 광고를 통해 알려지면서 전국적인 명소가 됐다.
외지인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으면서 당시 절도사건도 잇따랐다. 마을 주민은 가게 안에 감시용 CC TV를 설치했고 애초 취지에 걸맞지 않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주민들은 해당 CC TV 철거한 뒤 초심으로 돌아갔다.
무인양심가게는 주민들의 노력에 힘입어 다시 유명해지면서 월 매출이 150만원으로 늘었다. 기존엔 60만~100만원이었다. 이 양심가게엔 음료·과자·라면 등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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