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군당국에 따르면 지난 4일 오후 10시2분경 2함대 탄약고 근처에서 거수자가 발견됐다.
부대 내 합동생활관 뒤편 이면도로를 따라 병기탄약고 초소방면으로 뛰어오는 거수자가 있어 당시 근무자가 암구호를 확인했으나 이에 응하지 않고 도주했다. 거수자는 반대방향으로 랜턴을 2~3회 점등하면서 도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군관계자는 "당시 너무 어두워서 거수자의 복장이 사복인지 영내에서 입는 복장인지 정확히 식별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만 최초 신고한 초병의 진술에 따르면, 거수자는 모자와 가방을 착용하고 랜턴을 들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이같은 상황이 발생한 것에 대해 초동조치를 하고 작전계통으로 보고했다.
또한 최초 신고한 초병 증언과 주변 정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한 결과, 외부로부터 침투한 대공혐의점은 없는 것으로 평가하고 내부 부대원 소행으로 추정해 수사로 전환했다. 이어 내부 인원을 대상으로 확인하는 과정에서 한 병장이 자신의 소행이라며 자수를 했고, 군은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해당 병장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군 수사당국은 허위자수였던 사실을 확인했다. 해당 병장은 직속상관이었던 부서장(소령)의 제의가 있었다고 진술했다.
군 관계자는 "해당 소령이 많은 인원들이 고생할 것을 염려해 자수를 제의한 것으로 밝혀졌다"면서 "내부에서 용의점을 찾아가는 상황에서 여러 사람이 고생하고 있지 않느냐, 누가 (나서서 자수)해주면 상황 종결되고 편하게 될 것 같다고 제의했다"고 전했다.
대공혐의점이 낮다고 예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지적이 잇따르자 군 관계자는 "대공혐의점이 있다면 눈에 띄게 도로를 따라 뛰거나 랜턴을 들지 않았을 것이다. 부대와 경계초소에 있는 CCTV에도 외부인 출입 흔적이 없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해당 부대의 관련 행위는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매우 부적절한 행위였음을 엄중하게 인식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수사 결과에 따라 관련자를 처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경두 국방부장관도 12일 오전에 보고를 받고 이 상황을 엄중하게 판단, 오전 8시 55분경 수사단장 등 8명으로 구성된 현장 수사단을 2함대로 파견해 조사할 것을 지시했다.
군은 지난달 15일 북한 목선이 우리 군경의 아무런 제지 없이 삼척항에 입항하면서 경계실패와 축소·은폐 의혹으로 질타를 받고 있다. 목선 사건 발생 한 달도 지나지 않아 이처럼 또다시 경계작전에 허술함이 드러나고 내부에서 은폐하려했던 정황까지 드러나면서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ju0@fnnews.com 김주영 기자
※ 저작권자 ⓒ 파이낸셜뉴스,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