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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창고 같은 곳에서 의도적 푸대접'....한일 실무회의 예상보다 길어져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12 17:54

수정 2019.07.12 17:54

日수출규제 이후 첫 실무회의 
회의실이라고 하기엔 어수선한 장소에서 
앉은 채로 악수도 없이 정면만 응시 
12일 도쿄 지요다구 소재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일 실무협의에 우리 측 담당자들이 도착,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일본 측 담당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12일 도쿄 지요다구 소재 일본 경제산업성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일 실무협의에 우리 측 담당자들이 도착, 자리에 착석하고 있다. 일본 측 담당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굳은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도쿄=조은효 특파원】 12일 오후 2시부터 일본 도쿄에서 열린 일본의 수출규제와 관련한 한·일 양국 과장급 실무회의가 당초 예상(2시간)보다 길어지고 있다. 회의는 3시간이 지나도록 끝나지 않았다.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이유라며 거론한 대북전략물자 유출 문제를 놓고 양측이 격론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도쿄 지요다구 경제산업성 별관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선 시작부터 일본 정부의 의도적 '홀대' 흔적이 곳곳에서 감지됐다.


일본 경제산업성 이와마츠 준 무역관리과장과 이기리 가츠 안전보장무역관리과장은 이날 오전 도쿄로 날아온 우리 측 산업통상자원부 전찬수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안보과장, 한철희 동북아통상과장이 회의장에 도착했음에도,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은 채 정면만 응시했다. 양측은 한·일 양국 취재진에 공개되는 모두 부분에서 악수나 눈인사도 없었으며, 흔한 명함교환도 하지 않았다.

복장 역시, 일본인 참석자들은 한국 측과 달리 넥타이와 양복 정장을 입지않고 셔츠 차림이었다. 일본 정부가 실시 중인 '쿨비즈'에 맞춘 것이지만, 셔츠까지 걷어올린 모습에선 상대국 관료에 대한 배려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특히, 이날 도쿄날씨는 장마로 인해 21도 수준이었다.

회의가 이뤄진 장소부터 의도적 '푸대접'의 흔적이 엿보였다. 회의장 한 켠엔 간이의자들과 이동형 테이블들도 쌓여있었고, 바닥 곳곳엔 정리되지 않은 전선이 삐쭉 튀어나와 있었다. 파손된 의자나 책상 등 기자재 조각들도 여기저기 방치돼 있었다.

또 양국 정부를 대표한 참석자들이 앉는 테이블엔 참가자들의 이름표 조차 없었다.
일본 측 주장대로 이번 만남이 협의가 아닌 설명회라고 해도, 한·일 양국의 간부급 담당자들이 민감한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난 장소치고는 결코 어울리는 공간은 아니었다. A4용지 두 장 크기로 된 '수출관리에 관한 사무적 설명회'라는 글귀가 회의 테이블 앞 쪽 화이트보드에 붙어있어, 이 곳이 회의장임을 짐작케할 정도였다.
'사무적' 설명회라는 어감 자체가 불친절하게 사무적으로 대한다는 뜻이 아니냐 자조섞인 반응이 나올 정도였다.

ehcho@fnnews.com 조은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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