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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는 순간, 고통은 영원?..."공익제보 비실명 대리신고 창구 확대해야"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4 16:21

수정 2019.07.24 16:21

지난 5월 박은정 국민권익위위원장(오른쪽)과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변호사 비실명 대리신고 활성화를 위한 자문변호사단 운영, 상담 등 신고비용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 5월 박은정 국민권익위위원장(오른쪽)과 이찬희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이 변호사 비실명 대리신고 활성화를 위한 자문변호사단 운영, 상담 등 신고비용 지원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있다.

비실명 대리신고제는 본인이 직접 신고해야 하는 일반적 공익신고와 달리 법률 대리인인 변호사의 이름으로 신고를 하기 때문에 제보자의 신원이 한층 보호될 수 있다.

현 시스템 상의 비실명 대리신고제는 일반적인 공익제보와 달리 경찰 등 수사 기관이 아닌 국무총리 소속 국민권익위원회를 통해서만 신고가 가능하다. 이 때문에 공익제보자를 보호함과 동시에 공익제보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실명 대리신고' 창구를 다양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비실명 대리신고 기관 학대해야"
24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공익신고자 보호, 어떻게 강화할 것인가' 토론회에서 민성심 국민권익위원회 심사보호국장은 "현재 다양한 공익신고기관이 있음에도 비실명 대리신고기관을 권익위로 한정하고 있어 신고자의 선택권 제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 국장은 "공익 신고 활성화를 위해, 또 신고자의 보호 강화를 위해 비실명 대리신고 기관을 권익위 이외 다른 공익신고 기관에 일부 또는 전체 공익신고기관으로 확대하는 방안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매년 공익신고 처리 건수는 증가세다. 이 중에서도 내부고발자가 공익제보를 하는 사례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내부고발자의 경우 신고자의 신원이 들통 날 경우 인사 보복, 해임 등 직장 내 괴롭힘에 쉽게 노출 될 수 있다.

권익위는 이에 비실명 대리신고제가 보다 활성화 된다면 내부 고발자들의 공익제보다 활성화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민 국장은 "높아지는 내부신고 비율을 감안하면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 활용을 필요로 하는 잠재적 내부 신고자가 많을 것으로 추정한다"고 말했다.

대한변호사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5년 72건(1.2%)이던 내부 고발건수는 이듬해 135건(5.2%)으로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는 347건(8.8%)까지 급증했다.

■무분별 기관확대, 신원 노출 우려
특히 비실명 대리신고는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몰이를 한 강남 클럽 '버닝썬 사건'을 통해 널리 알려졌다.

이충윤 대한변호사협회 대변인은 "방정현 변호사가 빅뱅 전 멤버의 성접대 의혹 및 운영에 참여하고 있는 강남 클럽의 경찰 유착 의혹 등이 담긴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 자료를 권익위에 비실명 대리신고했다"며 "권익위는 방 변호사가 제출한 증거자료를 검찰에도, 경찰에도 보낼수 있었으나, 신고 내용에 경찰 유착을 의심할 만한 것은 물론 부실 수사와 관련된 부분도 있었기 때문에 검찰로 이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비실명 대리신고가 안착하지 않은 상황에서 무분별한 기관 확대는 신원 노출 위험을 높일 수 있어 위험하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이주희 청주대학교 융합실무법학전공 교수는 "비실명 대리신고 제도에 대한 기관 확대시 신원 노출의 가능성도 비례해 증가할 수 있다"며 "대리신고 기관을 확대하더라도, 신원 노출을 막을 수 있는 제한적 범위에 한해 인정해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을 경우 비실명 신고제도의 본래 취지 자체를 몰각시키는 결과에 도달할 수 있다"고 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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