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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 2위' 김효주, 14번홀 언플레이어블 선언했더라면

정대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7.29 03:23

수정 2019.07.29 03:23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입상한 김효주. 그는 14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범해 우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28일(현지시간)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골프리조트에서 열린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공동 2위에 입상한 김효주. 그는 14번홀(파3)에서 티샷이 벙커에 빠지는 바람에 트리플 보기를 범해 우승 기회를 날려 버렸다.
【에비앙르뱅(프랑스)=정대균골프전문기자】시즌 네 번째 메이저대회 에비앙 챔피언십은 고진영(24·하이트)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대회장에 내린 폭우로 경기는 2시간 지연돼 출발했다. 페어웨이가 질퍽해 경기위원회는 프리퍼드 라이를 적용키로 했다. 페어웨이에 있는 볼은 집어서 닦은 뒤 플레이스 하는 것이다.

따라서 무엇 보다고 티샷의 정확도가 가장 중요했다. 고진영은 하루 종일 비가 오락가락하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티샷과 아이언샷이 딱 한 차례씩만 페어웨이와 그린을 놓쳤을 정도로 샷감이 발군이었다.
갤러리 사이에서 '저 샷으로 볼이 똑 바로 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것 같다'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고진영의 샷은 흠잡을 데가 없었다.

그렇다. 고진영의 우승은 고진영 본인의 탁월한 능력 때문이라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만약 김효주가 14번홀(파3)에서 트리플 보기를 범하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라는 객쩍은 생각을 해본다.

1타차 단독 선두로 우승을 향해 순항하던 김효주은 이 홀에서 티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턱 바로 밑에 떨어지는 불운을 맛봤다. 일명 에그 후라이 상황에서 간신히 두 번째샷을 날렸지만 벙커턱에 떨어진 뒤 다시 굴러 내려 자신이 만든 발자국 안에 볼이 멈춰섰다.

세 번째샷만에 볼을 벙커 밖으로 꺼냈지만 이번에는 짧아 프린지였다. 퍼터로 친 네 번째샷은 내리막 경사를 타고 1m 지점서 멈췄다. 하지만 그 마저 원퍼트로 마무리 짓지 못하면서 트리플 보기를 범했다. 그리고 2위였던 고진영에 2타차 선두 자리를 내주고 말았다.

그 상황에서 김효주로서는 최악의 상황을 면하기 위해 언플레이어블 선언을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골프규칙 28조 언플레이어블은볼이 워터 해저드 안에 있을 때를 제외하고 플레이어는 코스 어느 곳에서도 자신의 볼을 언플레이어블로 간주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경기를 마친 뒤 김효주는 "언플레이어블 선언도 생각했다.
하지만 50대50이라고 생각하고 피칭웨지를 잡고 볼이 놓여 있는 상태 그대로 샷을 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두번째샷이 벙커 턱에 맞고 굴러 내가 만든 발자국으로 들어 올 수 있을 것도 예상했다"며 "그런 모든 시나리오를 가정하고 택한 선택이었는데 운이 나쁘게도 안좋은 상황으로만 이어졌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이래저래 14번홀 대참사로 김효주의 통산 3승째를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golf@fnnews.com 정대균 골프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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