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정적으로 불리는 야권 지도자가 지방선거를 앞두고 체포된 이후 갑자기 쓰러지면서 정치적 테러를 당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푸틴 정부는 이에 대해 아무런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모스크바타임스, 가디언 등에 따르면 야권 운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28일(현지시간) 원인을 알 수 없는 급성 알레르기 반응을 보여 병원에 입원했다.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된 지 사흘만의 일이다. 나발니 측 변호인은 "얼굴이 부어오르고 피부가 붉어지는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다"고 발표했다.
나발니의 주치의는 "나발니는 한번도 알레르기로 인한 피해를 겪은 적이 없는 사람"이라면서 "제3자가 의도적으로 화학물질을 뿌려 발생한 피부 손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나발니는 지난 24일 반여권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체포돼 30일간 구류 처분을 받은 상태다. 모스크바에서는 오는 9월 8일 시의회 선거를 앞두고 선거당국이 유력 야권인사들의 후보 등록을 거부하며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모스크바 선관위는 시의회 선거에 후보로 등록하기 위해 거주자 5000명의 서명을 받아오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달 초 선관위는 야당 후보들이 받아온 추천인 서명이 '위조가 의심된다'며 일부를 폐기 결정했다.
이대로라면 야권 정치인들의 선거권이 피선거권이 박탈돼 야권 후보 없는 선거를 치르게 될 수도 있다. 이를 기점으로 시작된 항의시위는 푸틴 정권에 대한 반발로 이어지며 매주 규모를 키워가고 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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