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미래에는 다른 사람의 장기를 이식받지 않고 3D 바이오프린팅을 이용해 새로운 장기를 만들어 사용할 것이다. 더 흥미로운 사실은 이 인공장기는 내 몸속의 세포와 콜라겐을 주재료로 사용해 거부반응 등의 부작용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카네기 멜론 대학의 연구팀은 1일(현지시간) 인체 주요 성분중 단백질인 콜라겐에서 3D 생체인쇄 조직 표본을 얻을 수 있는 새로운 기술이 담긴 논문을 사이언스지에 발표했다. 이 최초의 방법은 조직 공학 분야에 한 단계 더 다가가 성인 심장을 3D 프린터로 만들 수 있게 됐다.
'프레쉬(FRESH)'라는 이 기술은 연구자들이 기존의 3D 바이오프린팅 방식과 관련된 많은 문제들을 극복했다. 즉 부드럽고 살아있는 재료를 사용해 이전실험들과는 다르게 섬세하고 정확한 성과를 달성했다.
심장과 같은 인체의 각 장기는 세포외기질(ECM)이라고 불리는 생물학적 골격에 의해 결합 된 특수한 세포로 만들어진다. 이 ECM 단백질의 네트워크는 세포가 정상 기능을 작동하는 데 필요한 구조와 생화학 신호를 전달한다. 그러나, 지금까지는 전통적인 생체조직의 제조법을 사용해 이 복잡한 ECM을 재구축하는 것은 불가능했다.
이번 연구를 수행한 카네기 멜론대학 바이오메디컬공학 교수인 아담 파인버그는 "우리는 세포와 콜라겐을 활용해 심장 판막이나 작은 박동 심실처럼 제대로 기능을 하는 심장의 일부분으로 프린트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심장의 MRI 데이터를 이용해 환자 고유의 해부학적 구조, 3D 바이오프린트 콜라겐, 인간 심장 세포 등을 정확하게 재현할 수 있었다.
미국에는 4000명이 넘는 환자들이 심장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전세계에는 수백만명이 있지만 대부분 대기자 명단에 이름도 올리지 못하고 있다. 대체 장기의 필요성은 엄청나고 오랜 기간동안 수리·보완·대체할 수 있는 인공장기를 설계하기 위한 새로운 접근이 필요하다. 카네기 멜론의 생명공학 장기 계획의 멤버인 파인버그는 자연 장기 구조를 보다 밀접하게 복제하는 신세대 생명공학적 장기로 이러한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파인버그의 연구소에서 공동 집필한 앤드류 허드슨 BME 박사과정 학생은 "콜라겐은 신체의 모든 조직을 구성하기 때문에 3D 프린트에 매우 적합한 생체 재료"라고 설명했다. "3D 프린트가 어려운 이유는 그것이 액체로 시작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을 공기 중에 인쇄하려고 하면 건축 플랫폼에 웅덩이가 생기게됩니다. 그래서 변형을 방지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파인버그의 연구실에서 개발된 'FRESH' 3D 바이오프린팅법은 콜라겐을 젤로 만든 틀 안에 겹겹이 쌓아 굳게 만든다. 'FRESH' 기술로 프린트한 뒤 틀 역할을 했던 젤을 체온 정도로 열을 가해 쉽게 녹일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연구진은 콜라겐과 세포로 만들어진 인공 장기를 손상시키지 않을 수 있다.
이 방법은 콜라겐 골격으로 만든 장기가 대규모 인쇄될 수 있기 때문에 3D 바이오프린팅 분야에서 매우 흥미롭다. 그리고 콜라겐에 국한되지 않고 섬유질, 알긴산염, 히알루론산을 포함한 다양한 부드러운 젤이 FRESH 기법을 사용해 3D 바이오프린팅돼 생체 인식이 가능하다. 중요한 것은, 연구원들이 또한 의료 실험실에서부터 고등학교 과학 수업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사람이 저렴한 고성능 3D 바이오프랭크를 제작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오픈소스 디자인을 개발했다는 점이다.
향후 FRESH는 상처 치료에서부터 장기 생체 공학에 이르기까지 재생의학의 여러 측면에 응용할 수 있지만 그것은 성장하고 있는 생물공학 분야의 한 부분일 뿐이다. 파인버그는 "정말 우리가 말하고 있는 것은 기술의 융합"이라고 말한다. "내 연구소가 바이오프린팅을 하는 것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 과학, 기계 학습, 컴퓨터 시뮬레이션 분야의 다른 연구소와 소규모 회사들, 그리고 새로운 3D 바이오프린팅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도 활용할 수 있다."
파인버그는 "수년간의 연구가 아직 완료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가 기능적인 인간의 조직과 장기를 개발하기 위해 실질적인 진전을 이루고 있다는 것에 대한 흥분은 여전히 있어야 하며, 이 논문은 그 길을 따라 한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monarch@fnnews.com 김만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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