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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전자방출 단층촬영검사, 식도암 무증상 재발 '조기 발견' 효과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8.05 13:54

수정 2019.08.05 13:54

식도암 근치적 수술 29개월 후 검사한 FDG PET/CT 검사에서 임상적으로 의심되지 않았던 왼쪽 하인두에 이차성 원발암(하얀 화살표)이 발견됐다.
식도암 근치적 수술 29개월 후 검사한 FDG PET/CT 검사에서 임상적으로 의심되지 않았던 왼쪽 하인두에 이차성 원발암(하얀 화살표)이 발견됐다.

식도암 수술을 받은 환자 중 절반 가량은 2년 내 암이 재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그만큼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재발하더라도 하루라도 빨리 발견하는 게 환자 생명을 지키는 길이다.

하지만 증상이 없는 경우가 흔하고, 원격 전이된 경우도 많다 보니 내시경이나 흉부CT 등 일반적 검사로 식도와 그 주변만 확인해서는 조기 발견이 어렵다.

하지만 포도당 유사체를 이용한 '양전자방출 컴퓨터 단층촬영검사(FDG PET/CT)'가 식도암 재발 조기 진단하는 데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증상이 없는 경우는 물론이고, 다른 장기로 전이됐는지 여부나 식도암과 무관하게 새로 발생한 이차암을 확인하는 데도 FDG PET/CT 검사가 유용했다.

삼성서울병원 핵의학과 최준영·강북삼성병원 핵의학과 김수정 임상강사 연구팀은 2006년~2015년 사이 식도암 수술 등 근치적 치료를 받은 환자 375명의 조기 재발 진단을 목적으로 시행한 FDG PET/CT 검사 782건을 분석했다고 5일 밝혔다.


연구팀은 FDG PET/CT 검사가 식도암 무증상 조기 재발을 진단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검사 결과와 환자의 실제 상태를 비교했다.

FDG PET/CT 검사에서 이상 병변이 보이면 병리학적 진단 등 암을 확진할 수 있는 추가 검사를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암 재발로 확진 받은 64건 모두 이전 시행한 FDG PET/CT 검사에서 식도암이 재발했을 거라 의심돼 '민감도'가 100%에 달했다.

암 재발이 없는 것으로 진단된 나머지 718건에 대한 암 예측을 맞춘 '특이도' 역시 94%로 성적이 우수했다.

식도암 최초 발병 당시 병의 진행 정도나 수술 후 FDG PET/CT 검사를 언제 진행했는지 상관없이 모두 유효했다.

게다가 전신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PET/CT 특성에 따라 원격 전이나 이차암을 찾아낼 수 있는 것도 덤으로 따라왔다.

실제로 원격 전이가 확인된 13건은 모두 FDG PET/CT 검사 덕분에 발견했다. 또, 이차암 확진 사례 12건 중 FDG PET/CT 검사로 확인한 경우는 7건으로, 이 가운데 5건은 완치 가능성이 높은 임상1기였다.

최준영 교수는 "이번 연구로 FDG PET/CT검사가 식도암 재발을 조기에 진단해 내는데 효과가 있었다"며 "더욱이 이차암이나 원격전이암 등을 가려내는 부가적인 효과도 있는 만큼 건강보험적용을 통해 보다 많은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보탬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현재 FDG PET/CT 검사는 2015년 건강보험 급여기준이 축소되면서 재발이 확실치 않을 때 검사하면 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비급여인 경우 병원마다 100만원~200만원 사이로 환자 부담이 크지만, 산정 특례가 적용되면 10만원 내외로 줄어든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암정복연구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진행됐으며, 핵의학 분야 세계 최고 학술지 '유럽핵의학분자영상학회지' 최근호에 게재됐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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