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이재용 "긴장하되 두려워 말자" 삼성 사장단 회의… 휴가도 연기

뉴스1

입력 2019.08.05 15:28

수정 2019.08.05 15:59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7월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9.7.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출장을 마치고 지난 7월 12일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 도착하고 있다. 2019.7.12/뉴스1 © News1 허경 기자


© News1 최수아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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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주성호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일본 정부의 '화이트리스트(안보상 수출우대국)' 배제 조치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5일 주요 계열사 사장단을 소집해 비상경영회의를 가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기존에는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강화로 가장 큰 피해가 우려됐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담당 사장들만 불렀으나 화이트리스트 배제 이후 영향이 예상되는 TV와 배터리, MLCC(적층세라믹캐시피터) 등 세트 및 전자부품 계열사 사장들까지 호출했다. 그만큼 '일본발(發)' 위기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될 것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이 부회장이 직접 선제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은 이날 국내 한 사업장에서 삼성전자,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디스플레이 등 주요 전자·부품 계열사 사장단 및 최고경영진들과 함께 비상경영회의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삼성전자에서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소속으로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김기남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진교영 메모리사업부장, 강인엽 시스템LSI사업부장, 정은승 파운드리사업부장 등이 참석했다.


앞서 이 부회장이 지난 12일 일본에서의 엿새간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 하루만인 7월 13일에 비상회의를 소집한 당시에도 김 부회장, 진 사장, 강 사장 등이 참석한 바 있다. 하지만 이날 회의에는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 소속으로 TV사업을 전담하는 한종희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도 배석했다.

또 삼성전자와 긴밀한 협력관계를 맺고 있는 주요 계열사들 중에선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이윤태 삼성전기 사장, 전영현 삼성SDI 사장도 회의에 참석했다.

이날 회의는 지난 2일 일본 정부가 각의를 열고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배제한 이후 처음 소집된 삼성의 비상 대책회의인 셈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일본 정부가 결정을 내린 것이 지난주 금요일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주말이 지난 후 바로 첫 근무일에 비상회의를 소집했다는 점에서 그만큼 사안이 중대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이 자리에서 이 부회장은 현재의 일본발 수출규제 사태에 대해 "긴장은 하되 두려워 말고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부회장은 이번 사태를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아 "새로운 기회를 창출해 한단계 더 도약한 미래를 맞이할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하자"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회의 직후 이 부회장은 오는 6일부터 전국 주요 사업장을 대상으로 사업 전략과 경영현황을 살피는 '현장경영'에 나설 계획이다. 삼성전자의 메모리 반도체 생산라인이 있는 평택캠퍼스와 시스템 반도체 연구 및 생산설비가 있는 기흥캠퍼스 등이 방문 일정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이 부회장은 반도체 관련 사업장이 있는 온양과 천안, 삼성디스플레이의 탕정캠퍼스 등도 방문할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직접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 및 밸류체인 전 과정을 살펴보면서 직접 위기 상황에 대응하고 관리하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와 관련해 이 부회장 본인과 삼성전자, 주요 전자계열사 사장단은 여름휴가 계획도 연기하고 당분간 보류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외에도 여전히 미중 무역분쟁이 해결되지 않고 있는 등 대외 불확실성이 높아 위기 대응 관리 수준에 최고조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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